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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83949189
· 쪽수 : 88쪽
· 출판일 : 2021-06-30
책 소개
책속에서
오늘, 왕고모가 돌아가셨어요.
이야기가 시작부터 별로라고 말할 테지요.
혹은 슬프거나 괴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이야기가 엄청 흥미롭게 시작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이쪽이거나 저쪽이거나, 여러분 모두 틀렸어요.
죽음, 그건 생각보다 복잡한 것이거든요. 그렇다고 너무 심각한 것도 아니고요.
내가 설명해 줄게요. 첫째, 여러분은 왕고모를 무지 싫어했을 거예요. 그렇게 독하고 속 좁고 인색하고 악착스럽고 샘 많고 잔인하고 까다로운(뜻은 몰라도 갖다 붙이고 싶은 다른 말이 있다면 더 붙여도 돼요.) 존재는 지구상에 결단코 없었을 거예요.
“어제 쟤네 왕고모가 돌아가셨대.”
물론, 다른 애들도 집안에 돌아가신 분들이 있었어요. 하나같이 허세를 떨어 보려고 했지요. 하지만 ‘어제’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었다고요. 나는 애정 왕고모를 무지 싫어했다는 말은 하지 않고 스물여덟 번 덧붙여 말했어요.
“그래서 이제 강아지가 생겼어.”
이건 어마어마한 일이거든요. 고양이는 아이들 대부분이 키우고 가족 중에 돌아가신 분이 있는 아이들은 있지만 걔네들이 모두 강아지가 있는 건 아니니까요. 사푸라는 자기네 강아지가 죽었다고 말했어요. 다행히 어제가 아니라 3년 전, 그러니까 옛날 옛적 일이에요.
집에 돌아왔을 때 깜짝 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내가 장례식에 초대되었대요. 사적인 초대가 아니란 사실! 그러니까 내 말은 애정 왕고모의 초대가 아닌 건 물론이고 엄마, 아빠의 초대도 아니라는 말씀이에요. 엄마는 장례식에 가기에는 내가 좀 어린데 ‘꼭’ 가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