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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3949899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4-12-20
책 소개
목차
새 얼굴
혼자가 되다
첫 맛남
변화구
서성이는 마음
친선 경기
오르지 못할 나무
자존심
어디 한번 던져 보든지
경고
히토미 부인
가슴앓이
치요의 오빠
제대로 붙어 보자
흔들리는 에이스
정면 승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며칠 전 난영이의 말을 듣고 달려왔을 때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다음이었다.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할머니와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었는데, 사람 목숨이 이렇게나 한순간에 꺼져 버릴 수 있다니. 창이는 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울음 대신 고함을 질렀다. 어서 일어나라고, 눈을 떠 보라고. 하지만 할머니의 꼭 감긴 두 눈은 열리지 않았고 표정은 평온하기까지 했다. 창이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할머니를 끌어안았다. 이대로는 할머니를 보낼 수 없었다.
문득 부인이 들고 있던 양산이 청월루의 별채 연못에서 봤던 일본 부인의 양산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이는 바로 청월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설마, 아니겠지? 그저 닮은 거겠지? 세상에 닮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창이는 제 생각이 틀렸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달리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아니라고 하기에는 히토미 부인은 사진 속 어머니와 너무 닮았다. 게다가 히토미 부인이 조선인이라던 사람들의 대화도 마음에 걸렸다.
“난 조선인, 일본인 따지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자는 의미로 들었어.”
창이의 말에 요시다가 헛웃음을 쳤다.
“승부를 겨루더라도 상대를 봐 가면서 하는 거다. 일본인과 조선인이 서로의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뭐라고?”
창이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동안 요시다에 대해 큰 착각을 했구나 싶었다. 배신감마저 들었다. 요시다도 다른 녀석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창이는 분한 마음을 삭이고, 다시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