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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어린이를 위한 고전
· ISBN : 9788984017016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기이한 탄생
2. 비범한 재주
3. 곡산모의 덫
4. 산적이 되다
5. 함경 감영을 털다
6. 신출귀몰 홍길동
7. 홍씨 집안에 미치는 화
8. 병조 판서가 되고 싶소
9. 도깨비에게서 구해 낸 처녀
10. 아버지의 죽음
11. 대장부의 꿈
책속에서
방 안에 아무 기척이 없는 걸 알고 특자는 들고 있는 칼에 힘을 준 뒤 기를 모아 방문을 박차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와당탕 쿵탕!"
문짝이 부서지는 요란한 소리가 밤 공기를 갈랐다.
예상대로라면 어린아이 하나가 방에서 잠을 자고 있어야 하는데 방 안 풍경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길동은 간 데가 없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눈을 뜰 수 없게 만들었다.
"으! 이, 이건 무슨 바람이냐??"
몸이 쓰러질 정도로 비틀거리게 만드는 광풍이 일어나더니 이윽고 머리 위에서 천둥번개가 쳤다.
"우르릉 쾅쾅!"
땅이 흔들리고 갑자기 안개가 자욱하게 끼며 좌우를 알 수가 없었다. 분명히 특자는 길동의 방문을 박차고 들어왔는데 자신도 모르게 깊은 산골 첩첩산중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 안개가 걷혀 위를 바라보니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하늘에 닿아 있고 골짜기와 절벽이 한 발짝이라도 더 가면 떨어져버릴 천길만길의 낭떠러지였다.
"아까는 분명히 방으로 들어왔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이건 웬 산이고 이건 웬 물인가?"
갈 바를 몰라 특자가 헤매고 있는데 그 때 문득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뒷동산에서 들리는 피리 소리를 찾아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이윽고 파란 옷을 입은 어린아이 하나가 학을 타고 공중을 날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아, 아니 저건……."
길동이었다.
피리를 입에서 뗀 길동은 공중에서 학을 탄 채로 물었다.
"너는 도대체 누구기에 이 깊은 밤에 칼을 들고 내 방에 들어왔느냐?"
낭랑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자 특자는 애써 호기롭게 말했다.
"네가 바로 길동이라는 녀석이구나. 너희 아버지와 형의 명령을 받아서 너를 죽이러 왔다. 잔말 말고 이리 와서 내 칼을 받아라."
하지만 하늘에 있는 길동을 특자가 잡을 수는 없었다. 손에 들었던 비수를 번개같이 던졌지만 비수는 허공을 날아가고 어느새 길동은 사라지고 말았다. - 본문 64~66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