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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홍길동전

주니어 홍길동전

허균 (지은이), 이진 (글)
과학과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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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홍길동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주니어 홍길동전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91198502889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4-09-30

목차

머리말

^^1부^^
1. 태몽
2. 평생의 한
3. 초란의 계략
4. 까마귀 울음소리
5. 집 떠나는 홍길동

^^2부^^
1. 푸른 숲의 도적들
2. 첫 번째 성공
3. 활빈당
4. 여덟 명의 홍길동
5. 포도대장 이업

^^3부^^
1. 눈꽃 낭자
2. 붙잡힌 홍길동
3. 길동의 속임수
4. 소원 하나

4부^^
1. 괴물 울동
2. 아버지의 죽음
3. 율도국 정벌
4. 만고에 남을 이름

주니어 홍길동전 해설

저자소개

허균 (지은이)    정보 더보기
허균(許筠, 1569∼1618)은 어떤 사람인가? 흔히 허균은 한글 소설 《홍길동전》의 저자, 또는 반역을 기도하다가 처형된 인물로 운위된다. 《홍길동전》에 나타나는 적서 차별에 대한 회의와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욕망이 허균의 평소 염원을 반영했다는 식이다. 하지만 허균이 《홍길동전》의 저자라는 의견은 허균과 거리를 두어야 할 이유가 충분했던 적대적 인물의 전언(傳言)에만 등장할 뿐, 허균이 《홍길동전》을 지었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남아 있는 것이 없다. 허균이 반역을 도모했는가 하는 문제 역시 진위가 불분명하다. 조선 시대에 반역죄로 처형된 여타 인물의 경우와 달리, 허균에 대해서는 직접적 물증 없이 주변 인물들의 증언만으로 사형이 결정되었기에 ‘훗날 반드시 이론(異論)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조선왕조실록》에 수록되어 있기도 할 정도다. 이처럼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음에도 위의 두 가지 사안은 학교 교육이나 대중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졌고, 그 결과 일반 대중이 허균이라는 인물을 생각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허균에 관한 직접 경험이 아니라 허균에 대한 소문을 채록한 야사(野史) 계통의 자료에 의존한 현대의 전언들이 허균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증폭시킨 면이 있다. 하지만 신빙성 있는 1차 자료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허균의 면모는 그런 대중적인 인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는 조선 시대를 풍미한 사상과 문화, 정치 제도에 순응한 점에 있어서는 동시대의 여느 관료 문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례로 허균은 유가 전통의 핵심을 이루는 경서(經書)나 사서(史書)에 대한 학습 및 내재화, 충효라는 덕목에 대한 숭상과 실천을 사대부가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으로 인정한다. 본서에 수록한 〈엄처사전〉은 물론, 〈학산초담〉을 비롯한 초기작이나 허균의 나이 40대 초반에 쓴 〈학론(學論)〉(1610) 같은 글에서 일관되게 이 입장이 견지되고 있다. 흔히 허균이 당대 관료나 사대부 문인들과 구별되는 개성을 지녔다 해 운위되는 것이 불교 서적이나 도가 사상에 대한 애호라고들 한다. 하지만 도가적 어휘가 대거 등장하는 〈남궁선생전〉을 쓴 이후에도 〈학론〉에서 보여 주는 것처럼, 정치의 기본 원리로서 성리학의 기본적 사유 방식을 옹호한 점은 특기될 필요가 있다. 또한 허균이 혁명 내지 사회 개혁을 도모한 인물로 거론될 때 항상 등장하는 것이 〈호민론〉이다. 〈호민론〉에 피력된 입장은 민(民)의 역량에 대한 호감과 긍정이 아니라, 민의 불만을 조기에 무마해야 기성 지배층의 안정적 집권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라는 점이 최근 연구들에서 지적되어 왔다. 민에 대한 허균의 입장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으며, 이 점은 본서에 수록한 〈남궁선생전〉의 조회 장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허균은 지배층의 일원으로서 기성의 가치에 상당히 동조하는 가운데 주류 사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자 했던 인물이다. 40대 이후에 정계의 고위직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기꺼이 그에 응했던 사실은 허균의 본심이 어디에 있었던가를 짐작하게 한다. 그뿐 아니라 그는 자신의 문학적 역량을 연마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상류층이기에 접근할 수 있었던 문화 자원을 적극 활용했다. 그가 이룬 문학적 성취는 대부분 그의 사회적 지위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다양한 자원들에 힘입고 있다. 가령 허균의 척독과 같은 초단형(超斷形)의 편지 양식이나, 그의 산문 창작에 있어서 중요한 참조점이 된 《세설신어》 같은 책은 단지 허균이라는 한 개인의 기호에 의해 개발되거나 주목된 책이 아니다. 선조?광해군 연간 조선 문단에서는 명대 문학, 특히 강남 사대부 문인들 사이에서 애호된 문학 양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허균 역시 이러한 동향에 참여하고 있었다. 《세설신어》 역시 강남 사대부들 사이에서 16세기에 재발견되고 주목된 서적 중 하나다. 한 단락 정도 되는 짧은 분량의 일화나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동원해 묘사하고자 하는 인물의 품성을 간결하게 스케치하는 《세설신어》의 스타일은 위진 남북조 시대에 나온 것이지만, 당시 명대 문학을 선도하고 있던 16세기 강남 문단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16세기 말 명대 문단을 주도했던 왕세정(王世貞, 1526∼1590)에 의해 1585년에 《세설신어보》가 출간되고, 이어서 《세설신어》를 모방한 각종 후속 작품이 대거 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대 강남 사대부 문인 그룹 내에서 《세설신어》가 크게 유행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제기되는 설명은 다음과 같다. 당대 강남의 경제적 부흥에 힘입어 문화적 소양이 일천한 신흥 부유층이 부상했고, 이들의 도전에 응전하는 기성 사대부 계층은 자신들이야말로 선천적인 차원에서 우수한 문화적 소양을 지니고 있다는 입장을 정립해 갔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을 취하는 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지(李贄, 1527∼1602)나 원굉도(袁宏道, 1568∼1610)처럼 문학에 있어 개성 표현의 가치를 중시한 것도, 강남 지역의 그러한 문화적 동향의 한 단면으로, 기성 사대부들의 문화적 권위를 수성하려는 경향의 한 지류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을 시야에 넣고 다시 허균의 저 유명한 발언, “나는 나의 법을 따르겠다”라는 개성 중시의 선언을 되짚어 보면, 일견 독창성을 중시하는 듯한 허균의 지향 역시 보다 넓은 문화적 흐름의 일부일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실로 허균은 《세설신어》를 비롯해 왕세정으로 집약되는 강남 문인 사회의 문예적 동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허균은 그의 〈사우재기〉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세설체 저작의 저자이자 왕세정과 더불어 강남의 문예 담론을 주도했던 인물인 하량준(何良俊, 1506∼1573)의 글에 대해서도 열렬한 호감을 표했다. 특히 명 사신이자 강남 출신 문인인 주지번(朱之蕃, 1558∼1624)과 1606년에 직접 만난 이후로는, 강남의 문인들이 그랬던 것과 같이 회화, 서예, 미식 등 다채로운 문화적 활동 전반으로 관심의 폭을 확장해 갔다. 작문에 있어서도 기성의 전범이나 관습을 답습하기보다 글쓴이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 역시 주지번과의 만남 이후 뚜렷하게 정식화된다. 요컨대 동시대 조선 관료 문인과의 비교에서 드러나는 허균의 개성도 좀 더 시야를 확대해 보면 일정한 문화적 동향과의 동질성 속에서 이해될 수 있는 면이 있다. 이상에서 짚어 본 사실들에 비추어 볼 때, 허균은 당대 조선 사회 상류층의 일원으로서 일종의 고급문화에 깊이 침잠함으로써 자신의 소양을 형성해 나갔으며, 결국 허균의 문학적 성취와 개성 강조의 문학론은 단순한 개인의 독창성의 발로라기보다는, 조선 중기 사대부 문화와 명대 강남 문인 문화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 결과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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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1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겨울날의 우화」당선. 전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졸업 및 광주여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와 목포대 대학원 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소설집 『소설의 유령』ㆍ『창』ㆍ『알레그로 마에스토소』ㆍ『꽁지를 위한 방법서설』, 장편소설 『하늘 꽃 한송이, 너는』ㆍ『허균, 불의 향기』 등 출간. 전 광주여대 교수. 현 ㈔ 광주전남소설가협회 회장.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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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 아이가 태어나기 전, 승상은 놀라운 꿈을 꾸었다.
정무를 마치고 홍희문 밖의 집으로 일찌거니 귀가한 승상이 피로에 지쳐 사랑채 난간에 살포시 기대어 쉬고 있을 때였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마당 가득 내려앉고 서늘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실려 오고 기이한 새소리가 들려왔다.
문득 한 줄기 바람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승상은 날개라도 돋친 양 하늘 가운데로 부웅 떠올랐다. 구름을 이고 선 기암괴석과 짙푸른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호숫가를 따라 늘어선 버드나무 가지들이 춤추듯 나부꼈다. 천만 갈래로 휘늘어진 가지들 사이에선 황금 꾀꼬리들이 천상의 목소리로 지저귀었다. 온갖 향기로운 꽃들이 만발한 숲에선 푸른 학과 흰 두루미, 물총새와 공작새들이 다투어 자태를 뽐내었다.
승상은 처음 보는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계곡 안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갔다. 하늘 높이 치솟은 절벽이 쓱쓱 길을 열었다.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사이로 오색구름이 영롱하였다.
문득 길이 끊어졌다. 놀란 승상이 흡, 숨을 들이키는 순간 뇌성벽력이 몰아쳤다. 번갯불이 하늘을 가르고 천둥소리가 산허리를 쪼개었다. 온 천지가 요동을 치며 주먹만 한 우박이 쏟아졌다. 저 아래 깊은 계곡에서 거대한 뭔가가 우르릉거리며 솟구쳐 올랐다. 승상은 두려움에 떨며 주저앉았다.
푸르스름한 무엇인가가 그를 감싸며 휘돌았다. 거대한 청룡이었다. 깃처럼 세운 등 비늘이 반짝거렸다. 아침 바다의 윤슬처럼 눈부셨다. 청룡은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어 한소리 크게 내질렀다. 그 광경에 승상은 넋을 잃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한 채 멍하니 쳐다만 보았다.
한참을 울부짖던 청룡이 고갤 숙이더니 승상을 바라보았다. 홉뜬 두 눈이 어찌나 크고 날카롭고 매서운지 승상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벌어진 입을 다물 수조차 없었다. 그 순간 용이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며 훅, 승상의 몸속으로 들어왔다.


어느 날, 승상이 길동을 데리고 안채에 들었다. 길동은 안방마님이 묻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거침없이 답하고 또 슬기로운 의견을 덧붙이기까지 했다.
“참으로 신동이로구나. 아깝다, 너의 재주가!”
승상은 부인의 탄식을 놓치지 않았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건만 부인을 향한 타박의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그러게나 말이오. 생각할수록 원통한 건 부인의 고집 아니겠소?”
승상과 부인이 마주 보며 한숨을 쉬는데 문득 바깥이 소란스러웠다.
“왜 이리 시끄러운 것이냐?”
승상이 하인을 불러 묻자 처음 보는 여인이 마당으로 쓱 들어서며 아뢰었다.
“소란을 끼쳐 죄송합니다. 저는 동대문 밖에 사는 미천한 자이나 어려서 한 도인을 만나 관상 보는 법을 배웠답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솔직하게 얘길 해주다 보니 제 비루한 이름이 제법 알려지게 되었습지요. 도성 안의 양반댁치고 관상을 봐 달라며 저를 불러들이지 않은 집이 거의 없다시피 하답니다. 우연찮게 대감님 댁 앞을 지나다 생각해 보니 이 댁에선 아직 절 부르지 않으셨더란 말입지요.”
여인의 말이 심히 맹랑하였으나 부인은 흥미를 느꼈는지 여인을 안으로 들이라 하였다. 부인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어찌 불러주지 않았냐고 따지기라도 할 셈이었던 것이냐?”
여인이 펄쩍 뛰며 말하였다.
“감히 천한 관상쟁이 따위가 어찌 그런 맘을 품을 수 있겠는지요? 다만 집의 기운만으로도 덕과 복이 넘쳐흐르는 걸로 보아 가족 중에 틀림없이 존귀한 분이 계시리라 싶어졌답니다. 비록 천한 눈이나마 그런 분의 관상을 한번 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겨났을 뿐입지요.”


그날 밤, 부인은 밤새도록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초란에게 알아서 하라 고개를 끄덕여 주긴 했으나, 차마 사람으로서 하지 못할 짓을 허락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관상쟁이 여인의 말만 믿고 대감과 집안을 위한답시고 너무 성급히 결정한 건 아닌가 싶은 후회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큰아들 길현이 부인을 위로하며 말하였다.
“곡산 어미가 설마 그렇게까지 빨리 처결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 허락을 취소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미 일이 벌어져 버렸다면 그땐 어찌하면 좋으냐? 대감께서 얼마나 진노하시겠느냐?”
길현이 다시 한번 부인의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우리 가문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불미스런 사태가 이미 벌어졌다면 그 또한 길동의 운명이 아니겠습니까? 하오니 그리되었을 경우 길동의 어미가 통한을 잊고 일생을 편히 살아가도록 더욱 후대해 주시지요. 길동을 위해서는 정성스럽게 장례를 치러 억울하고 서글픈 마음을 만분의 일이나마 위로해 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부인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초란에게 자신이 휘둘린 것만 같았다. 그런 음험한 일에 큰아들 길현까지 끌어들였으니 자신의 어리석음이 외려 집안에 망조를 들이는 게 아닌가 싶어지기까지 했다. 부인은 날이 밝으면 곧장 초란을 불러들여 지난밤의 허락을 거두어들이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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