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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편함에 새를 배달했을까

누가 우편함에 새를 배달했을까

(고진하 산문집)

고진하 (지은이)
  |  
KMC(기독교대한감리회)
2012-04-05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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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편함에 새를 배달했을까

책 정보

· 제목 : 누가 우편함에 새를 배달했을까 (고진하 산문집)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문학
· ISBN : 9788984305557
· 쪽수 : 238쪽

책 소개

수도자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순례하는 고진하 목사의 산문집이다. 자연에서 깨달은 삶의 철학을 아름답고 진솔한 언어로 풀어냈다. 보는 것은 꽃과 새와 바람이지만 말하는 것은 예수와 교회와 사람이다. 오랜 침묵이 빚어낸 언어의 향연은 저자의 깊은 성찰에서만 가능하다.

목차

제1부 사랑을 배우는 지구학교

에그 모닝 13 꽃비, 지복의 꽃비 19 누가 우편함에 새를 배달했을까 23 그대 나날의 삶이 성소인 것을 29 비단실을 토해 내는 인생 37 고라니 로드에서 봄을 기다리며 43 허물을 벗은 매미처럼 51 그대 영혼의 산정이 까마득해도 57 너구리를 땅에 묻어 주고 63 누가 뻐꾸기시계를 숲에 달아 놓았지 71 야생초 같은 예수의 젊음을 77

제2부 비움을 배우는 지구학교

당신은 어느 쪽인가 87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있기를 97 하나님은 명주실로 우리를 당기신다 107 영혼의 통풍을 위하여 117 비움을 배우는 지구학교 127 잠깐 멈추고 생각해 보라 135 당신의 인생을 걸었는가 145 못난이 프란체스코에게 155

제3부 평화를 배우는 지구학교

반디는 폭풍에도 빛을 잃지 않는다 171 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175 시들지 않는 기쁨 181 고통에서 날개가 돋다 187 여행자의 마음으로 193 고양이 똥을 치우며 197 타작 201 내리막길에 보았네 207 값으로 환산되지 않는 기쁨 211 날숨에 자비를 실어 215 돈을 씹어 먹고 살 수 있나 221 가을 전어와 영성 225 한옥에서 겨울나기 229 당나귀 등에 올라타라 235 새봄을 여는 톱질 소리 239

저자소개

고진하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 영월에서 태어나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데뷔했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시집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프란체스코의 새들』, 『명랑의 둘레』, 『야생의 위로』 등 다수와 산문집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우파니샤드 기행』, 『조금 불편하지만 제법 행복합니다』, 『야생초 마음』 등이 있다. 김달진 문학상, 영랑시 문학상, 박인환 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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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저자의 글

아담은 낙원을 떠나면서
낙원 한 조각을 가져갔다.
인간의 영혼 속에는
그가 가져갔던 낙원 한 조각이
메마른 이 세상에 대한 기억보다
훨씬 더 깊이 아로새겨져 있다

- 비겐 구로얀, <정원에서 하나님을 만나다>에서

무슨 복인지 나는 시심(詩心)의 정원을 거닐며 살 수 있게 된 걸 늘 고마워한다.
이 강퍅하고 분주하기 짝이 없는 세상에서 삶의 행간(行間)을 들여다보고, 여백의 아름다움을 악보로 취해 노래하고, 우주의 가장 오랜 조형물인 침묵에 쪽문을 내어 들고나는 것도 시를 벗 삼기에 가능한 일이라 여긴다.
지난겨울 나는 내설악 근처의 한 창작공간에서 지냈다. 산은 높고 물은 맑았다. 높은 산봉우리마다 눈은 켜켜이 쌓여 빛났고, 맑은 계류는 꽝꽝 얼어붙어 빛났다. 인적이 드문 물가에는 햇빛과 바람과 물에 씻긴 돌멩이들이 끼끗하게 빛났다. 글 쓰는 틈틈이 나는 얼어붙은 물가를 걷곤 했다. 맨날 보는 돌멩이들이지만 똑같은 돌은 하나도 없었다. 저마다 유일무이한 돌들, 저마다 오래된 균열과 상처로 꽃 핀 돌들. 어느 날 나는 잔돌 몇 개를 주워 창작공간으로 돌아오다가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내 손에 들린 잔돌들이 저마다 ‘우주의 꽃’이란 생각이 사무쳤던 것이다. 잔돌들이 그렇다면 사람은…….

돌이켜보면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스스로 그러한 것들’(자연)에 자주 눈길을 주고 살았다. 스스로 그러한 것들은 스스로 그러함으로 스스로 그러하게 살지 못하는 나를 때때로 일깨워주었다. 나무, 새, 꽃, 바람, 흙, 구름, 하늘 등 스스로 그러한 것들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혹은 침묵)로 내가 밥 빌어먹기 위해 쓰는 언어가 글꼴을 갖출 수 있도록 해주었다. 혹 이 글들 가운데 읽을 만한 무엇이 있다면 ‘스스로 그러한 것들’이 곁님으로 곁에 있어 주었기 때문이다. 의례적인 수사나 겸사가 아니다. 스스로 그러한 것들을 벗 삼는 동안, 나는 지구별 한 가족 운운하면서도 숱한 차별과 폭력이 난무하는 우리 현실에 가슴 아파했고, 으뜸의 가르침이라 하면서도 여전히 높은 울타리를 치며 공생의 지혜로부터 멀어지는 종교간의 갈등과 다툼을 목도해야 했으며, 나와 너의 젖줄인 이 땅의 산하가 초토화되는 아픔을 멀건이 지켜봐야 하는 괴로움을 혼자 삭이곤 했다. 나는 글들로 무관심하지 않았으나 내 글들로는 무능했다. 그래도 내 글들의 무능을 스스로 달랠 수 있었던 건 내 안에 살아계신 분이 내 무능을 무심코 지켜봐주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그러한 것들을 벗 삼는 동안, 나는 지구별 한 가족 운운하면서도 숱한 차별과 폭력이 난무하는 우리 현실에 가슴 아파했고, 으뜸의 가르침이라 하면서도 여전히 높은 울타리를 치며 공생의 지혜로부터 멀어지는 종교간의 갈등과 다툼을 목도해야 했으며, 나와 너의 젖줄인 이 땅의 산하가 초토화되는 아픔을 멀건이 지켜봐야 하는 괴로움을 혼자 삭이곤 했다. 나는 글들로 무관심하지 않았으나 내 글들로는 무능했다. 그래도 내 글들의 무능을 스스로 달랠 수 있었던 건 내 안에 살아계신 분이 내 무능을 무심코 지켜봐주었기 때문이다.

이 글들은 몇 년 동안 고 아무개의 이름으로 신문과 잡지에 발표된 글들이다. 글을 발표하던 때의 고 아무개는 이제 과거의 사람이다. 죽은 사람이다. 따라서 이제 나는 이 글들을 ‘내’ 글이라 고집할 아무 이유도 없다. 하지만 지구별의 오랜 관습이 있으니 고 아무개의 글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지. 책 표지에도 그렇게 이름이 나가겠지. 아직 이름에 대한 욕망이 다 죽었다고 할 순 없다. 글쓰기도 이름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니까. 언제가 이 욕망도 내려놓을 날이 있겠지. 때가 되면 성욕(性慾 혹은 聖慾)도 내려놓고 식욕도 내려놓듯이.

아침부터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봄. 작년의 봄이 아니다. 새봄이다. 새봄[新春]은 새로 봄[見]이다. 나도 새로 보고 싶다. 새로 쓰고 싶다. 비겐 구로얀의 말처럼 내 안에도 ‘낙원 한 조각’의 기억이 깊이 아로새겨져 있기 때문일까. 꽃봄을 맞아 이 책을 읽는 이들도 저마다 글의 행간에 숨어 있는 저 아득한 낙원의 기억을 솔솔 살려낼 수 있으면 좋겠다.
- 고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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