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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문학
· ISBN : 9788984313941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_ 고(故) 김수환 추기경
개정판을 내며_ 오늘은 너, 내일은 나
초판 서문_ 지상에서의 마지막 동행
제1부 햇살 가득한 방
겨울에 만난 예수님 | 24시간 흔들리는 아내 | 햇살 가득한 방에서 | 따봉! 따봉! | 내가 만난 성모님 | 그리운 담배 | 남은 자의 슬픔 | 찾았다! | 내려서야만 했던 무대 | 가족을 위한 행군
**‘마작회’를 소개합니다 | 단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 메리 포터와 갈바리 산 | 블루 베일 | 한국 최초의 호스피스 | 호스피스 교육의 중요성
제2부 하늘나라 같이 가요
수녀님, 하늘나라 같이 가요 | 그리움의 책장을 넘기며 |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 천국에 간 사나이 | 그녀만의 전쟁 | 당신을 사랑합니다 | 마음이 쉴 수 있는 곳 | 어떤 임종자의 고통 | 아내가 이상해요 | 나 뭐 입고 가지?
**푸른 눈의 수녀들 | 오해와 이해 | 나의 오리엔탈리즘 | 서울의 추억 | 아름다운 만남 | 나환자촌의 아기 | 갈바리의원의 유일한 아기
제3부 성스러운 축제
부활절에 떠난 아이 | 보고픈 내 딸 | 아들과 떠난 여행 | 세상이 텅 비어 있다 | 유리구두 | 성스러운 축제일 | 수양딸과 어머니 | 엄마 없이 살아갈 세상 | 천사표 며느리 | 어미 언덕 이야기
**외국인 수녀님들과의 추억 | 뱁새의 추억 | 참을 수 없는 가방의 무거움 | 딸~러 있어요 | 파리 기절시키는 법 | 메리 수녀님과 불개미 라면 | ‘골드라면’ 안 먹습니다
제4부 절망과 희망 사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 어느 장례식 | 에이즈 환자의 희망 | 정동진의 추억 | 장모와 사위 | 집착의 고리를 끊고 | 숨겨 둔 저금통장 | 의심의 집을 짓고 | 아직은 마흔아홉 | 절망의 끝에 서서
**서원의 마음 | 비천무 | 집으로 | 가문의 영광 | 미션 임파서블 | 버스, 정류장 | 낯선 시작
제5부 빛을 찾는 사람들
빛을 전해 준 시인 | 내일이면 늦으리 | 죄의식 넘어서기 | 하늘을 날던 천사 미카엘 | 얼마나 더 살고 싶으세요? | 999만 원짜리 물 | 두 갈래 길 |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분 | 소중한 만남
**수녀들, 아프리카에 가다! | 오픈 유어 아이즈 | 서프라이즈 | 미션 | 아프리카판 ‘집으로’ | 8월의 크리스마스
부록_ 갈바리언덕으로 초대합니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풍요롭게 하는 일은 건강하고 부유한 가운데서만 이루어지는 것일까.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죽음에 임박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죽음에 늘 대비하는 자세로 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이나 이웃의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죽음을 금기시하지 않고 가깝게 받아들일 때 그 삶은 더욱 풍요롭고 따뜻해질 것이다.
임종이 다가오던 어느 날, 강영옥 님이 죽음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꺼냈다. 두려움 때문이었는지 늘 같이 있던 사람이 하늘나라에 함께 가면 좋겠다고 하셨다. “저승에 가서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면 심심할 텐데……. 수녀님은 광대 같으니까 같이 가주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거야.”
나는 그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래요. 나도 데려가요. 함께 가지요, 뭐.”
하늘나라로 가는 길이 혼자 가는 길이라는 걸 그분이 왜 몰랐겠는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함께 가자는 말씀을 꺼내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며칠 후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편안하게 임종하셨다. 그날 나는 그분이 가시는 모습을 3층 수녀원 창문에서 지켜보았다. 지나가는 나를 “수녀님!” 하고 불러 세우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딴청을 부리던 그분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늘나라가 심심할까봐 나도 데려가겠다고 하시더니, 그곳에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 여태 부르지 않으신다.
모현에서는 매일 아침 기도실 입구에 있는 두 개의 책장을 넘긴다. 한 권에는 돌아가신 마리아의작은자매회 수녀님들의 이름을, 또 한 권에는 모현의 방문을 받다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을 적어 놓고 기억하는 책이다. 1987년 서울에서 방문 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돌아가신 분들이 2천여 명이 넘다보니 1년 365일 모든 날짜에 이름이 적혀 있다. 더러 그분들과 가족들에게 받은 사진이 꽂혀 있는 페이지도 있다.
매일 아침 ‘오늘’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며 공동체가 함께 짧은 시편 기도를 바친다. 그때마다 그분들이 우리를 지켜 주신다는 믿음과, 참 든든한 ‘빽’을 가졌다는 자만심(?)에 빠져 괜히 더 용감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