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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박오하 (지은이)
  |  
밝은세상
2020-04-24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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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책 정보

· 제목 : 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84373990
· 쪽수 : 336쪽

책 소개

예민-하다(銳敏하다) [형용사] 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아니, 이렇게 좋은 뜻이었어? 이 책은 예민함을 터부시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온 한 인간의 '웃픈' 기록이자, 소소한 투쟁기다.

목차

여는 글_난 네가 그렇게 예민한 사람인 줄 몰랐어

1. 한국에서 예민한 남자로 산다는 것

미술관 가는 남자│갑시다, 병원│졌다│깔끔 떨고 자빠진 날│마음은 깨지기 쉬워요│쉽게 잊히는 우리의 이야기│다 생각이 있거든요│금강산도 설거지후경│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혼자에 태연해지기│기준│선망의 방, 경멸의 방│우리는 작은 것을 사랑해│아 고거이 또 그라제│경로를 벗어났습니다, 진작에│어떤 말들은 꼭 해야 해│당신의 일기│뜬금포│요즘 취미│그 말의 끝을 잡고│말이 좀 빠르시네│한 달에 한 번│고독한 깍쟁이│필─이 꽂혀가지구│그냥, 아무거나요?│그들의 속마음│남남 직행열차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아, 그런 거가│타인이라는 이름의 콘센트 뽑기│모두가 행복한 호칭│어디 한두 가지겠어요?│아유, 말도 마세요│다진 마늘로 하는 명상│금요일 저녁에는 삼일문고로

2. 예민 나라를 보았니 꿈과 희망이 가득한

예민한 나와 당신, 우리│예민 나라를 보았니 꿈과 희망이 가득한│하지만, 그렇지만│이게 다 뭐람│어디서 오셨어요?│이석원 팬 사인회 현장│서로에게 물드는 시간│그 목소리│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당신의 편지│나도 성격 있어요│뒤돌아보지 않는 사람│5648│시를 사랑하세요│아주 중요한 사람│로열패밀리의 오바이트│아이고 두야│눈치 게임, 시작!│당신 그렇게 일만 하면 바보 돼│하는 사람, 받는 사람│당신의 일기2│죽음과 소년│누구의 말을 믿으시겠습니까│좋은 사람│명찰이 없으시네요?│타인을 알아가는 법│당신은 누구십니까│내적 회로 풀 가동│공중화장실 괴담│#교수 #갑질 #복수 #성공적│도대체 저한테 왜 그러시는데요│우리의 시간│하늘과 바람과 별과 예민함

닫는 글_제자리에 있는 컵과 행복의 상관관계

저자소개

박오하 (지은이)    정보 더보기
그저 조금 예민한, 남자. 누군가의 식탁 위에 흐르고 있을 작은 질서를 존중하고, 초대받아 간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꼭 수저받침 위에 젓가락을 내려놓는 사람. 법학을 전공했지만 도서관 800번대 서가에 오래 머물렀다. 때로 박수를 치는 타인의 손동작을 유심히 바라보며 그의 성격을 가늠해 보고, ‘할 수 있다’는 최면보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돼, 라는 위로의 말을 좋아한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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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와이프랑은 뭐 하면서 시간 보내?”
종종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순간 와이프라는 단어가 살짝 거슬린다. 그보다 아내라는 말을 좋아해서다. 그래도 우선 대답을 해야 하니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우리도 뭐 특별한 건 없는데? 싶다가도 한마디 꺼내본다.
“저희는 미술관에 좀 자주 가는 편이에요.”
“뭐, 네가?”
느닷없이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네, 제가 그림 보는 걸 좋아해서요”
몇몇 사람들은 기절초풍 일보 직전이다. 응? 왜 그러지?

그림을 보러 다니는 일은 나의 오랜 습관이다. 미술을 전공하는 여자 친구와 사귀었던 것이 계기였다. (그 친구가 지금의 아내는 아니지만…….) 그 후로 미술관을 찾아다니는 건 마치 이따금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안 어울리게 왜 그래? 우리 그런 사람들 아니잖아?”
상대는 나를 닦달한다.
“너나 나나 남다를 것 없는 남자잖아. 고만고만한 남자 인생이면 다 비슷해야 하는 것 아니야?”
보채기도 한다. 고상한 척 그만하고 축구나 한 게임 한 뒤에 술이나 마시자고. 드물게는 지나치게 빈정거리는 사람도 있다.
“남사스럽게 계집애처럼 그럴 거야?”
그럴 때 나는 조용히 미술관으로 향한다.
그림은 말이 없다. 가타부타 치근덕대지도 않는다. 과묵하니 더 정이 간다.
_ <미술관 가는 남자> 중에서


나는 같이 있기 불편한 사람들 틈에 끼어있는 걸 싫어한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그런 모임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 누가 뭐라 하건 그 고집을 지켜왔다. 어색한 약속은 잡지 않고 귀가한다. 그러다 보니 또 집안일을 하게 된다. 이런……. 식탁에 앉아 거실을 둘러본다. 자꾸만 할 게 눈에 들어온다. 화병 물 갈아줘야겠네. 수건 빨래도 해야겠다. 점심 먹고는 냉동실 정리나 한 판 해볼까? 아차. 종량제 봉투 떨어졌지. 내 정신 좀 봐.

이래서는 집안일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끝없이 할 일은 쌓여만 간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두고 깔끔 떨고 자빠졌네 하겠지만, 맞다. 나는 어질러져 있는 꼴을 못 본다. 제각기 제자리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어질더분한 것은 발견하는 즉시 치워야 직성이 풀린다.

집에 들어오면 항상 손부터 먼저 씻는다. 왠지 모르게 찝찝해서다. 될 수 있으면 향 좋은 비누로, 뽀드득뽀드득. 그럴 때면 기분이 한껏 고조된다. 손이 깨끗해지는 것뿐인데 마음도 한결 홀가분해진다. 아, 참. 손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 채로 화장실을 나서는 법도 없다. 손을 야무지게 닦고 박수 한 번, 짝! 그러고 나서야 집에 온 것 같다. 손을 씻기 전에는 완전히 마음 놓을 수 없다. 집 밖의 먼지가 아직 묻어있을 테니.
샤워 전에는 잠자리에 몸을 뉘이지 않는다. 아무리 피곤한 날이라도 몸에 따뜻한 물을 끼얹고 허둥지둥 머리를 감고 나서야 잠들 수 있다. 그러니 손도 안 씻고 심지어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로 직행하는 아내의 몸부림은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사랑하니 망정이지, 친구 녀석이 그런다면 안방 문 앞에서 육탄 방어를 했을 것이다.
_ lt;깔끔 떨고 자빠진 날> 중에서


영화관은 어쩔 수 없어서라도 작은 영화관에 가야 할 때가 많다. 보고 싶은 영화가 아예 대형 극장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어! 이 영화 봐야지!’ 하고 예매하기를 눌러보면 상영관과 나의 거리 250킬로미터.
구미에 내려온 뒤로 영화를 제때 챙겨보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지방일수록 저예산 독립 영화, 예술 영화, 소소한 다큐를 상영하는 극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내가 굳이 작은 영화관으로 향하는 이유는 그곳에서 부스럭-후루룩-짭짭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로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 그 공간이 빚어내는 정중함과 영화에 대한 존중감이 좋아서다. 물 이외의 음식물은 지니지 않고 오롯이 영화에만, 영화를 만든 이들의 마음과 그들이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 속에 함께 있을 때 전해져 오는 편안한 소속감은 대형 극장에서는 느끼기 힘들다. 하염없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더라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그 모든 이름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가만히 앉아 영화의 여운을 느끼는 사람들. 그 묘한 동질감이 나를 잡아 끈다.

*

아내와 처음 데이트를 했던 신촌 아트하우스 모모. 그날의 떨림을 기억한다. 어정쩡한 자세로 매표소 주위를 맴돌던 나. 미셸 공드리 감독의 <무드 인디고>를 보는 내내 나는 손을 꼼지락거렸다. ‘손을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니, 잡아도 될까?’ 전전긍긍하다 영화에는 집중도 못한 채 결국 손을 잡지도 못했다. 이후에 들어보니 그날 다짜고짜 손을 잡았더라면 ‘이 사람 왜 이래?’ 하며 나를 더 이상 만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망설임도 때론 쓸모가 있구나 싶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우리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인생 후르츠>를 보며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서로의 왼손과 오른손을 편안히 포개어 둔 채로.
_ <우리는 작은 것을 사랑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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