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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주제평론
· ISBN : 9788984986725
· 쪽수 : 281쪽
· 출판일 : 2007-02-20
책 소개
목차
서울문화예술총서 시리즈 - <문학 속의 서울> 발간에 부쳐
프롤로그 : 문학 속에서 서울을 찾다
1장 당신들의 서울에서 길을 묻다
개발되는 서울에서 - 신동엽의 '종로오가'와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
장밋빛 꿈에 빠진 서울 - 이호철의 '서빙고 역전 풍경'
혁명 성지의 타락 - 신동문, 신동엽, 김종해의 60년대 시들
중산층의 탄생 - 최인호의 '미개인'
서울을 걷는 구보씨 -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서울살이의 괴로움 - 조선작의 '영자의 전성시대'
폭력적 개발과 소외된 '난장이'들 -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김포 국제공항 엘레지 - 박완서의 '이별의 김포공항'
달려가는 포장마차 - 신상웅의 '포장마차' 연작
서울 콤플렉스 - 신경림, 정희성, 장정일의 시들
그래도 삶의 희망은 있다 - 정도상의 '서울, 그 어느 쓸쓸한 사랑'
그 시절 강남에선 - 박완서의 '꽃을 찾아서'
비열한 도시에서 살아남기 -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미래를 잃은 한국의 중산층 - 김훈의 '배웅'
2장 서울에 뿌리내리다
메트로폴리스 서울과 교외의 주택단지 - 김광식의 '213호 주택'
사람 위에 사람 있고, 땅 위에 오적 있다 - 김지하의 '오적'
아파트 주인의 탄생 - 최인호의 '타인의 방'
서울 사람이 아닌 서울 사람들 - 양귀자의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웅성거림과 고요 - 박영한의 '지상의 방 한 칸'
한 많은 셋방살이, 설움도 많다 - 신상웅의 '도시의 자전'
층간 소음의 즐거움 - 최수철의 '소리에 대한 몽상'
네 이웃의 숨겨진 진실 - 박완서의 '무중'
내 집 마련의 꿈은 이루어졌으나 - 이창동의 '녹천에는 똥이 많다'
희미한 옥탑방의 추억 - 박상우의 '내 마음의 옥탑방'
격리된 자들의 슬픔 - 김윤영의 '철가방 추적 작전'
3장 사랍답게 살고 싶다
1960년 겨울의 서울과 익명의 군상 -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전태일과 평화시장 - 조영래의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
그 시절 학교에서는 - 이순의 '영하 4도'
택시 타기의 두려움 - 윤정모의 '신발'
광화문 네거리의 소시민 - 강석경의 '맨발의 황제'
이문동 박치과를 찾아서 - 이균영의 '어두운 기억의 저편'
불편한 서울 - 오규원의 <가끔은 주목받는 생이고 싶다>
미국을, 다시 생각한다 - 정찬의 '푸른 눈'
80년대 '네거리의 순이' - 강석경의 <숲 속의 방>
바람보다 먼저 일어선 구로구청 - 김인숙의 '강'
광화문과 민주주의 - 김만옥의 '그리운 거인들'
흘러간 청춘을 위한 진혼곡 - 박상우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희망 잃은 자의 자조 - 주인석의 '소설가 구보 씨의 하루' 연작
4장 아름답고 행복한 서울의 뒤편
서울의 목판화 -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
도시적 꿈의 이중성 - 김승옥의 '서울의 달빛 0장'과 '염소는 힘이 세다'
서울 토박이의 귀성 - 박완서의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낭만적 유토피아와 우수 - 70년대 대중음악에 나타난 서울
경인고속도로, 욕망 배설의 길 - 이문열의 '서늘한 여름'
서울,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천국 - 김주영의 '아내를 빌려줍니다'와 '서울 구경'
중산층의 허위의식 - 최일남의 '흔들리는 성'
선진 조국 창달과 성루 시민 - 황지우의 '徐伐 셔?, 셔?, 서울, SEOUL'
마이카, 중산층의 상징 - 박완서의 '저문 날의 삽화 4'
사랑의 거리, 영동 - 김원일의 '깨끗한 몸'
신나는 이반의 거리 - 이남희의 '플라스틱 섹스'
거품처럼 흘러내리는 욕망의 공간 - 이순원의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바람난 서울 -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에필로그 : 문학 밖으로 걸어 나오다
리뷰
책속에서
소통을 거부하는 '나'와 안, 그리고 아내를 잃은 후 죽음을 선택한 사내는 산업도시 서울에 살고 있는 도시인의 초상이다. 근대적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빽빽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타인과의 연대감이 상실된 공간이다 본격적인 공업화에 시동을 걸고 질주하던 시절, 서울에서의 삶은 형이상학적이지 않았다. 헐떡이며 아침 만원버스에 올라탄 젊은 여인들의 아랫배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신선함을 느끼는 '나'나,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생활을 하는 '안'과 같은 이들에게 삶은 형이하학이다.
반면 아내의 죽음에 진정성을 부여하며 나타난 사내는 소통의 단절을 편안하게 여기는 다른 사람들과는 이질적이다. 죽은 아내의 친정을 알 수 없어서 병원에 해부용으로 시체를 팔았다고 주장하던 사내는 받은 돈을 불타는 건물 속으로 집어던진다. 화재로 타들어가는 건물을 보면서 그는 도시의 비정함도 함께 타버리기를 기원했던 것이다. 아내를 잃고 나서 삶의 근거를 잃어버린 사내의 모습에서 도시의 비정함 속에 숨겨진 인간애에 대한 소박하고 절실한 욕망을 엿볼 수 있다.
'서울 1964년 겨울'에 등장하는 이들은 타인에게 서로의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서울은 익명의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진실한 삶의 방향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서울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것들은 먼지와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이를 대신해서 나타난 것은 순간, 찰나뿐이었다.
- 본문 153~154쪽, 1960년 겨울의 서울과 익명의 군상 :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