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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7444994
· 쪽수 : 154쪽
· 출판일 : 2013-03-12
책 소개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김해동 ‘비 새’
김열규(서강대학교국문과 명예교수)
1) 시 작품의 다섯 가지 가름
a) 그나마 서정이며 정서도
시인은 ‘비 새’ 서문에서 스스로 그의 시집, ‘비 새’에 부치는 해설을 펼쳐 보이고 있다. 그나마, 그의 작품에 대한 해설이며 해석을, 다른 사람에 의해서는 더는 필요 없을 정도로 거의 온전하게 해내고 있다. 자기 작품집의 요점을 꼬집어내고 있다.
본인의「비 새」는 ‘현대인의 욕망의 기전들과 그 진실’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본 시집은 다음과 같은 맥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본인의 일상적인 삶의 경험들을 채록하면서 그에 적요한 모티브에 주목하였다. 통유리 방, 반지, 단칸 방, 동판화 등은 본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대리물이자 메타님이다. 본인이 주목한 또 다른 소재는 지인들의 삶을 내러티브로 재구성한 것에 있다. 이를테면 친구, 가족, 선생님을 비롯한 본인의 멘토분들, 타인의 죽음 등과 같은 소재들은 주체를 상실한 ‘타자로서의 의식’을 야기 시켜 주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자연대상과 사물들에 대한 관찰과 접근으로써 그들의 내면과 본질을 탐구하는데 있다. 나아가 본인은 현대인들의 다의적인 욕망구조와 제 사회적인 관계를 파고들어 현대인들의 탈 주체적인 정황을 비판하고 고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인은 가톨릭신자로서 생활주변의 공담들과 경험담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다섯 가지로 그의 작품의 추세며 주제가 요약되어 있는 것으로도 이미 그의 시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다섯 가지를,
1) 일상적인 삶에 대한 경험의 채록
2) 지인들의 삶에 대한 내러티브구조
3) 자연 대상과 사물들에 대한 관찰과 접근
4) 현대인들의 다의적인 욕망구조와 제 사회적인 관계를 파고들어 비판하고 고발될, 현 대인들의 탈 주체적인 관점
5) 가톨릭 신자로서 가진 종교적인 관점
이처럼 요약하고 보면, 그의 시가 꾀까다롭기 이를 데 없으리라는 것을 눈치 채게 된다. 흔히들 시라고 하면 으레 떠올리게 마련인, 서정이니 정서니 아니면 정감이니 하는, 등등만의 부드럽고 안온한 시선으로 그의 작품의 전모가 잡히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예감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전통적이라고 해도 좋은 서정이나 정서를 영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온 여름 뜨거웠던 신열 같은
그리움
실팍한 강줄기에 흘려 보낸 뒤
내 영혼은
퇴락한 거미줄에 망루처럼 걸려 있다
가을 달빛은
차가워져만 가고
날카로운 비명소리 하나
어슴푸레한 창으로 날아 든다”
(‘가을밤’)
이렇듯이 쉽사리 공감될, 서러운 감상에 저린 서정을 그는 읊기도 한다. 그 경지는 다음 ‘비새’에서도 비슷하게 독자들 가슴에 전해져 올 것이다.
“비새가 운다
----중략---
눅눅한 예언들이
먹구름처럼 몰려오고
넋이 나간 아들의 눈에
천둥이 치고 비새가 운다
억수 같은 그리움들이
거룩하게 쏟아진다”
이처럼 서러움에 저린 서정, 애달픔이라고 해도 좋을 시정도 그는 웅얼대고 있다. 그럴 때, 그는 비창(悲愴)을 울먹이는, 노래꾼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지는 그의 시 세계에서는 드문 편이다. 그의 시인다운 본색은 이로 그치지 않는다.
그의 시 작품의 본질에 다가 가자면, 무엇보다 앞에서 요약해 보인, 1)에서 5)에 이르는 작품이 갖는 추세에 다가들어야 한다. 앞에 인용된 서문에서 시인 자신이 내 보인 지시를 안내인 삼아서 다가들어야 한다.
2) ‘부등의 등식’;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 중략 ------
“온 여름 뜨거웠던 신열 같은
그리움
실팍한 강줄기에 흘러 보낸 뒤
내 영혼은
퇴락한 거미줄에 망루처럼 걸려 있다”
(‘가을 밤’ )
그러나 김해동 시인다운, 보다 높은 특색은 비유되는 두 사항 사이의 크나큰 상거(相距)에서 찾아질 것이다.
“야생의 촉수가
황급히 그의 길을 감아올릴 때
여기저기에서
하얀 시간들이 피어난다”
(‘시계 꽃’)
하지만 그 상거가 마침내 상호 모순을 포함한 갈등이 되고 쉽게는 타협이 이루어지지 못할, 억센 대립이 될 때, 이 시인의 포에지는 더는 위가 없을 절정에 올라서게 된다.
그래서 김해동 시인의 포에지는 ‘부등의 등식’이 된다. 그것으로 그는 이 세상의 온갖 이질적인 사물과 현상 사이에 연분을 맺어주고 있다.
남들에게는 동떨어져 있는 것, 외따로 멀어져 있는 것들, 그래서 필경은 카오스에 불과할 경지에 있는 것들로 김해동 시인은 마침내 그 나름의, 코스모스를 빚어내고 있다. 그래서도 그의 시는 창세기(創世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