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필로 새기다

시인의 말

제1부
거룩한 식사
덩굴손
육필肉筆로 새기다
그리운 목수
포도나무
가을 예배
눈빛의 언어
바람, 무릎 꿇다
향
기도
내 영혼의 리필
마라도의 봄
두 번째 편지
가시
불탄 자리

제2부
주일
칠면조
비아 돌로로사
가던 길을 멈추고
첫사랑
흙이니 흙으로
혹시
기울어진 나무
폼페이 골목을 걸으며
산책길에서
시월
갈릴리 해변에서
필연
겨자나무
유월 마중
이중주

제3부
새벽 단상
이슬 이야기
토기장이론
나 예수님 봤어
문득
한 그루의 질서
옹이를 탐독하다
넝쿨의 노래
성금요일의 산다화
때로는 쉼표
뜨락에 심은 구두
누군가 날 위하여
사월의 무화과
쓸쓸
마음의 구유로 오십시오
동백 반죽하기

제4부
바라보는 사랑
산사나무
솔개여
나무야, 나무야
발 씻는 이유
무인도
행복을 퍼뜨리다
칼과 칼집
겨울나무와 걷다
임재
편의점 민들레
양화진 G묘역
정류장
감사

추천의 말

새벽단상

별 볼 일 없는 내가
별을 보는 시간

중천에 머무신 달님
그대도 고양이 세수하고
해님을 묵상 중인가요

수백 개 괘종시계 흔들어
새벽을 깨우는 플라타너스여

스치는 바람결은 아버지 기척인가요
공평한 이슬은 아버지 눈물인가요

별 볼 일 없는 나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완전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