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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88653364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누구나 그 섬에 갈 수 없을까
3일간의 자유
섬을 떠나며
섬을 찾는 길에서
지상에서 마지막 여행
흔들리는 성(城)
해설
저자소개
책속에서
“옛날을 생각하면 도둑질한 추억까지도 정겹고 아름답다. 고향에서 일어나 일이니 부끄러울 것도 없지. 누구든 아버지 호주머니에서 지폐 몇 장을 훔쳐보지 않은 사람이 없겠어? 또 오랜 후에 그 사실을 부모님께서 아셨다고 자식을 책망하시겠어? 고향은 바로 육친의 부모야. 거기에서는 어떤 죄도 정죄되지 않아. 청해도가 완전히 딴 나라가 되었다는데, 자네 일 정도야 모두 사랑과 이해로 덮어버리겠지. 나도 하도 피곤해서 며칠 그곳에 가서 쉬어볼까 하는데, 섬이 받아줄지 모르겠어.”
풍요를 만들어주던 이 바다와 동굴이 결국 그에게 죽음의 공간이 되어야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해방 되던 해였다. 읍내 금융조합에 근무하던 삼촌은 제주에서 큰 전쟁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가족을 이끌고 육지로 피난 가나다 미군기 공습으로 바다에서 죽고 말았다. (……) 그때 양현에게 바다는 육지로 나가려는 사람을 가둬놓는 철벽 같은 감옥으로, 곧 죽음의 공간이었다. 그해 영등굿을 치르고 난 후 집안에서는 며칠 동안 준비한 대로 삼촌 가족의 원혼을 달래는 씻김굿을 이 동굴에서 일주일 동안 벌였다.
“인간은 어딜 가나 자기가 누리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어요. 거기를 이탈하면 위험하죠. 혼잡한 서울 거리에서 차를 몰아보셨죠. 자기에게 허락된 공간이라는 것이 고작 그 차선 안 아닙니까? 전후좌우 일 미터도 여유 없지요. (……) 자, 들어가십시다. 망망한 바다를 내려다볼수록 자신은 왜소해지고, 그러면 외롭고 무서워집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