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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89449669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추사와 묵패 / 송파나루 / 메테야 메테야 / 호동서락기 / 고변 / 사충서원 / 피랍 / 신돈과 이존오 / 현몽 / 응무소주 이생기심 / 하늘 또한 괴롭다 하네 / 을해결사 / 가렴주구 / 보은의 징치 / 화양서원 / 보안재 시회 / 쑥대머리 / 연주대의 흥선군 / 녹번정 / 석실서원 / 배론골 / 나합 도내기 / 만동 / 서국의 유생 / 정략과 혼사 / 신정왕후 조대비 / 민심천심 / 함성 / 장김의 나라 / 추사의 유묵 / 상것들의 세상 / 진정한 정혁 / 삼종의 혈맥 / 대통 / 대원위분부 / 파 만동묘 / 불 뿜는 석상 / 색즉시공 공즉시색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상 잘 만나 떵떵거리며 대대손손 잘사는 양반들 세상 말고, 천출이어서 못나고 가진 것 없는 상것들도 아픔 없이 살아가는 세상, 만들어주시겠소?” (p.356)
‘채앵’ 징 소리가 울려 퍼졌다. ‘챙 채앵’ 이번에는 다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놋쇠가 부서질 듯 뿜어대는 소리의 기운이 소동까지 네 사람을 숙연하게 했다. 추사가 징채를 잡은 손을 한 번 더 강하게 내리쳤다. ‘채에에앵’ 그 소리는 학이 알을 품는 자리에서 알이 깨지는 소리였다. 모처럼 힘을 그러모으느라 창백해진 얼굴에 붉게 핏발이 선 추사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목청을 가다듬고 시를 읊었다.
개혁승 신돈이라…… 금원에 심취해 있던 나는 대뜸 그녀를 신돈과 연결시켰다. 신분질서를 한탄하고 원망하면서 절로 들어가야 했다면, 진취적인 성격의 금원이 불교사상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고 현실 참여적인 미륵사상과 또 그 사상을 현실화하려 했던 고려의 개혁승인 편조 스님 신돈을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자못 크다. 신돈이야말로 이 나라 역사 속에서 하층 민중들을 위한 정치를 폈던 거의 유일무이한 개혁가다. 신돈은 한때 자신이 미륵이라고 자처했고 속퇴 이후에는 양자인 신해인을 미륵동자로 부르면서 미륵사상을 전파했다.
(작가 후기 중에서)
아랫마당에서 깨끼춤을 추는 말뚝이의 널찍한 등판과 거들먹춤을 추는 소무의 주름진 이마 위로 초여름 아침, 수박색 수막새에 달린 풍경이 내는 소리가 바람처럼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