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작가의 말

티
에덴, 고조선에 흐르는 숲
빗살무늬 토기
단과 선
자음과 모음은 다른 혀를 가지고 있다
엉겅퀴는 가시가 있다
새는 가시나무 가시에 찔리지 않는다
막차
네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에 보았다
엉겅퀴 숲에는 흰뱀눈나비가 있다
곰의 굴
미르제

둑 한 모서리의 우체통 옆을 지나 길을 건넜다. 붉은 옷을 입은 우체통이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서 있었다. 티 가지고 있으면서 티없는 티를 내면서 예까지 걸어온 민재는 그 우체통을 그윽이 바라보았다. 가시가 나고 눈곱도 끼이고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진 민재의 눈은 우체통 속에서 한마디 말을 물어냈다. "사랑해 행순아" (본문 p.346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