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추천의 말-타고난 이야기꾼의 능청뒤에 숨은 정직성: 전상국(작가)
작가의 말

아빠까마바르 마마
파두-사랑한다는 것은 조금씩 죽는 것이다.
도배하는 여자
카프카, 황금 소포를 따라서
거짓말, 그리고 거짓말에 대하여
왕가의 계곡
빈무덤 광장
문 뒤의 문
비극 시인의 집
재즈, 그 이후
상실

해설-내성적인 언어로 나타난 삶의 새로운 양상들: 방민호(문학평론가)

혜진은 도마 위에 껍질 벗긴 오징어를 놓고는 칼을 들어 도마를 탕 세게 내리쳤다. 썰렁하게 큰 거실에 도마를 치는 칼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는 솜씨 좋은 요리사처럼 안쪽에 길게 세로로 우선 칼집을 낸 다음 칼을 비스듬히 눕혀서 반대로 칼집을 내며 썰었다. 혜진은 접시에 칼집 낸 오징어를 놓고 소라도 썰어 놓았다. 가스레인지 위에서 물이 조금씩 끓기 시작했다. 곧이어 우르르우르르 물끓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만돌린처럼 생긴, 통이 둥그런 포루투갈 기타를 뜯는 소리 같다. 그의 얼굴이 또 떠오른다. - '파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