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그리고 섬

시인의 말
책머리에

제 1부 갈대를 보며
오늘도 사회면에는 / 출근 풍경 / 명동에서 / 이른 낙엽 / 청년실업 / 갈대를 보며 / 혼용율 / 도봉산행 / 열대야(1) / 열대야(2) / 사북에서 / 미디어시대 / 6월의 단상 / 만년필 / 추억의 신촌거리 / 고령화 사회 / 귀가 / 노인병동

제 2부 후회(後悔)
할머니 / 이삿짐 / 11월 / 꽃이 전하는 말 / 바람에도 살갗이 있다 / 남도를 가다 / 룸바 / 수산시장 / 겨울나무 / 빛을 잃어 가는 너에게 / 生의 음미 / 후회 / 마산포에서 / 어느 老年이야기 / 스승의 날 / 새벽부터 비가 옵니다 / 지금, 이 순간

제 3부 겨울 강
벽처럼 / 사강 가는 길 / 사모곡 / 섬으로 간다 / 섬, 그리고 섬(1) / 섬, 그리고 섬(2) / 섬, 그리고 섬(3) / 섬, 그리고 섬(4) / 인연 / 고부갈등 / 재회의 이유 / 카페의 이중구조 / 대화동 커피숍에서 / 老 시인 / 아직 외롭지 않다 / 아버지로 산다는 것 / 겨울 강 / 중환자실 모서리에서

제 4부 그래도 사랑해라
그리움 / 단비 / 당신이 詩였으면 좋겠습니다 / 만리포 밤바다 / 지난 사랑 / 가을, 어느 여인에게 / 배신도 사랑이다(1) / 배신도 사랑이다(2) / 눈 오는 날 / 사랑이란 / 겨울무지개 / 긴 여행 / 또 다른 시작(1) / 또 다른 시작(2) / 눈 오는 새벽 / 행복했습니다 / 사랑 그 거, / 그래도 사랑해라

지하철 플랫폼
철문이 열리기 무섭게
빨려드는 낯 선 맞물림들
소박한 욕망들이 수평으로 매달려
손잡이마다
허기진 아침이 잡혀진다
버리고
채워지는
반복되는 파괴 속에
배설해야 생기는 좁은 공간으로
빠르게 모여드는 동공들 속으로
내 얼굴도 누워간다
쪽빛 꿈들이
불편하게 순환한다
-제1부, 출근 풍경 중에서

딱딱한 나이테를 한 번 더 감고서야
나무는
겨울을 견딘다
푸르고, 붉던 청춘
모두
묻어버리고
순백으로 홀로 선다
따스한 봄을 꿈꾸는
나무
지금은
참선 중이다
-제2부, 겨울나무 중에서

그물 속에서 길을 잃었다
오래 전,
끝이 보이지 않는 외로운 전선
뚫린 곳을 찾아 헤매는 하루가
지친비늘에 배어 촘촘히 물속에 가라앉았다
그물너머 세상으로 희망을 끌어당긴
많은 잔상들
밖을 향한 동공이
시나브로 풀려 갈 때
몸부림친 상처보다 아파오는 것은
아직, 자유와 내통하고 있는 그물 속으로
몸을 돌려야하는
핏발 선 눈빛
-제3부, 인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