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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예술에세이 > 미술에세이
· ISBN : 9788991097988
· 쪽수 : 363쪽
· 출판일 : 2009-08-31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이 세상의 모든 詩人과 畵家
한없이 너그러운 눈물의 칼 ― 김윤수 선생 회갑을 기리며
길, 그리고 생애의 색(色) ― 내가 읽은 신경림
황석영 문학 환갑 遺感-快感
그 사람 채광석
광주, 참혹과 빛, 혹은 참혹의 빛 ― 죽음과, 글쓰기와, ‘겪음과 못 겪음의 변증법’
‘당연한’ 문리대, 72학번
김 형, 난 약속을 지켰네…. 괜찮어, 편하게 앉으슈…. ― 이문구, 두 번의 유언
노래, 아름다운 미래의 자리 ― 노찾사 20년을 맞으며
부서진 포탄껍질의 실내악 ― 임옥상 미술전 「철기시대 이후를 생각한다」에 부쳐
가벼운 농담으로서 형상화 ― ‘문학과 정치’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生에 놀라는 법과 놀라지 않는 법 ― 작가 초상 김숨
2부
삶의 방법론으로서 절망 ― 최민 시집 『어느 날 꿈에』 해설
악몽에서 벗어나는 법 ― 김명수 장시 『수자리의 노래』 해설
내가 읽은 책 ― 고형렬 시집 『밤 미시령』
열린 절망의 고전주의와 닫힌 희망의 낭만주의 ― 최민 시집 『상실』 복간에 부쳐
‘무서움=일상’의 고전성 ‘회복=전복’ ― 김연신 시집 『시인, 시인들』에 부쳐
끔찍함을 견디는 장엄한 똥과, 더 장엄한 생로병사의 반복 ― 위화 장편소설 『형제』 해설
통섭의 목차 ― 로렌 아이슬리 『그 모든 낯선 시간들』 역자의 말
변형하는 정신과 상상하는 육체의 변증법 ― 이성미 첫 시집 『너무 오래 머물렀을 때』 해설
노동자와 시인, 그리고 김해자 ― 김해자 첫 시집 『무화과는 없다』 해설
뒤늦은, 아니 뒤늦음의, 미학 ― 곽효환의 데뷔 시들
‘文’과 ‘靑’, 그리고 몸 ― 이응준 시집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에 부쳐
그래. 정말 일몰이 꿈틀, 했다. ― 강신애 첫 시집 『서랍이 있는 두 겹의 방』에 부쳐
철학이 녹아내리는 순간 문학의 육체는 ― 박수영 장편소설 『도취』를 읽으며
‘황인숙 때문에 황인숙보다 더 유명한 황인숙의 고양이’라는 말이 가능한 까닭
― 황인숙 시집 『리스본行 야간열차』 해설
육필편지, 가장 내밀한 담론 ― 이덕희 『역사를 창조한 이 한 통의 편지』를 읽으며
시의 장면과 시라는 장면, 그리고 ― 이시영 소론, 그의 데뷔 40주년 기념 시선집에 부쳐
저자소개
책속에서
문자는 무덤이다. 무덤이자 영원이다. 글은 문자들의 존재 의미다. ‘유한한’ 삶의 육체를 ‘영원한’ 기호의 문자로 치환하려는 욕망은 문자 성립기부터 있었고 문자의 발전에 박차를 가했다. …… 문자는 ‘스스로 영원한’ 생애의 육체를 갖고 싶어 한다. 무덤보다 질 높은 차원의 형상화. 이것이 영원에 달한 문자의 희망이고 그 희망의 실현이 글의 예술인 문학이다.
소설가와 ‘진하게’ 사귀면 작품의 소재나 주제보다, 어떤 발언이나 분석보다 먼저 문체가, 낯익은 얼굴이나 표정 혹은 몸짓처럼, 아니 어떤 때는 그것보다 먼저, 느낌 혹은 분위기 혹은 예감처럼, 그러나 희미하지 않고 어떤 걸음보다 뚜렷하게, ‘걸어오고’, 그것이 소설의 몸인지 소설가의 몸인지, 기억의 체취인지, 체취의 집인지, 먼 시간 쪽으로 아스라하고 그 아스라함이 행복할 때가 있다.
시는 아무리 장고(長考) 끝에 나온다 하더라도 결국은 찰나의 소산이다. 그림의 영감은 속속 떠오르지만 결국 지난한 색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는 가장 일상적인 글로 가장 응축된 ‘찰나 속 영원’을 포착한다. 그림은 가장 보편적인 시지각(視知覺)으로 가장 특수한 ‘공간 속 영원’을 구현한다. 그렇게 두 장르는 시간성과 공간성이, 일상-보편성과 응축-특수성이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그 동전 양면성이 시와 그림을 가장 가깝게 하지만 동시에 가장 멀게 하기도 한다. 예술 장르는 이 세상 모든 삶의 액정화고, 그 액정화 속에 둘은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지만 양극단, 혹시 그 너머에까지 달하는지 모른다. 그 둘 사이를 춤이 춤답게 음악이 음악답게 소설이 소설답게 결국 흐른다. 그것을 안다면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그 속에 자리 잡힌다면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내가 만난 사람들, 글을 쓰면서 다시 만날 사람들, 만났으나 빈자리로 남은 사람들, 빈자리의 감각의 광채로 재창조해야 할 사람들, 이들을 포괄하는 내용의 그물망을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시인과 화가’라 이름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