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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88991449749
· 쪽수 : 96쪽
· 출판일 : 2006-11-15
책 소개
목차
카니발 저녁
예술의 자유
가난의 시
흐름을 거슬러
전쟁과 평화
망친 초상화
정글 그림
일화 : 축제의 아기에게!
앙리 루소 연보
리뷰
책속에서
인상주의자들과 달리 루소는 화려한 대로나 북적거리는 광장, 장엄한 건물을 그리지 않았다. 그가 그린 파리는 화려한 곳이 아니라 외진 길모퉁이 같이 고요한 곳이었다. 디렉투아르 양식의 화가 에티엔 부오가 그린 프리즈나 당시 유행한 벽에 거는 장식품 '파사주 데 파노라마'처럼 루소의 시선은 평온하게 흘러가는 강과 작은 공장, 간간이 뻗어 있는 굴뚝, 낮게 늘어선 가로수 같은 곳에 머물렀다. 번잡한 일상이 사라지고 도시와 교외는 휴식과 느긋함이 있는 장소로 변모한다.
강둑의 통나무 더미, 모래 언덕 같은 일부 모티프만이 완성된 작품임을 알려준다. ... 나뭇잎은 일일이 셀 수 있고 구름도 전부 또렷하다. 가로수와 다리의 교각이 이루는 균형은 보는 이를 무한의 시간으로 이끈다. 공간은 이성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관계성을 상실했다. 거리와 크기의 비례 관계는 실측 수치를 무시하고 있다. 각각의 오브제는 정면에서 본 모습으로 그려졌으며 중심 초점은 어디에도 없다. 세부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선은 모든 요소를 일일이 훑으며 화가가 기하학적 축과 부가적 요소를 써서 지정한 순서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인상주의자의 그림이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의 환영을 보여준다면, 루소는 관람자가 자신의 풍경을 차례차례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도록 했다. 쇠라의 그림처럼 캔버스 가장자리까지 전체를 봐야만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고립되어 보이는 오브제들은 빈 공간에 자리를 잡고, 서로서로 의지해 균형을 이루며, 순수한 형태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지닌다. 관람자는 자기가 딛고 있는 견고한 자리를 버리고 몽타주 인물들과 일체가 되어 낯설고 움직임 없는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 - 본문 35~36쪽, '흐름을 거슬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