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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야기
· ISBN : 9791194232292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5-11-14
책 소개
레게부터 캐럴까지, 아마추어 예술가부터 시대를 풍미한 음악가까지 종횡무진하는 그가 다루는 음반 목록과 거래기는 음반 애호가들에게 샘이 섞인 공감을 선사하는 환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바이닐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그의 보폭에 맞춰 동행하기엔 무리가 없다. 그가 이 책에서 고른 음반에는 연인, 친구, 동료와의 이별과 ‘1950년 국민보도연맹 사건’부터 ‘2024년 비상계엄 사태’까지, 시대를 향한 우리의 고별이 담겨 있다. 저자에게 음반을 ‘버린다’는 건 시간을 지나는 방식이다. 음반에 얽힌 이야기를 나눈다는 건 더 “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한” 발돋움으로, “함께 하는 사회”를 위한 도모이다.
음반은 그가 보내 온 시간의 방점을 은유한다. 이 비유법에 눈을 멈춰 두고, 귀를 따라가다 보면, 가진 음반 한 장 없더라도 제법 ‘음악쟁이’나 ‘글쟁이’에 걸맞은 자세를 흉내 낼 수 있다. 어느 쪽을 골라도 좋다. “어떤 책은 다 읽고 덮은 다음 시작된다”는 서문의 첫말대로, “바이닐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건네받을 준비는 마쳤다.
목차
사인 오브 더 타임스 - 피시만즈
명예의 정당 - 소닉 유스
꽃잎 보면 생각하네 - 뉴 오더
남편 - 연석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택시 기사가 듣는다 - V.A.
나의 친애하는 악취미에 - 0152레코드
도시인 - 나이아가라 트라이앵글
성공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습관 - 프린스 링컨 톰프슨 앤드 더 로열 라시스
더 깊게 더 아름답게 - 박지윤
모두 하고 있습니까? -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
꼭 그렇진 않았지만 구름 위에 뜬 기분이었어 - 산울림
친구가 웃고 있다 - 비스티 보이스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 스차다라파
우리들의 시간 - 세또래
한 잔의 바이닐 - 팬암 제트 노스 스타 스틸밴드
중력과 눈총 - 머라이어 케리
내가 싫어했던 사람이 바로 나 - 프리티 퍼디 / 루스 코프랜드
그건 내가 아니야, 자기 - 핫뮤직 편집부
거래기 - 이용복
투게더 포에버 - 토마스 외르겔
내게 불 같은 평화 - 알 켈리
자릿세 - 남인숙
미래여, 다시 한번 - 프라이멀 스크림
이후 - 고메즈
더 테스트 이즈 오버 나우 - 버드엑스비츠
너의 의미 - 스테이씨
아침 샤워형 인간 - 재닛 케이
고향의 홈 - V.A.
그 자유가 그 자유가 아니잖아 - 더 슈어 파이어 솔 앙상블 피처링 캘리 피니건
저개발 음악 - 솔 벤도스
코리아 그레이드 - 자야
말보다 발 - 에이콘
회전하는 낭만 - 재그와 마
저류로의 비행 - 듀크 조던 · 케니 드루
나이길 바랐던 이유 - 버트 배커랙
저는 숟가락 하나만 얹었을 뿐입니다 - 색종이
고생하셨습니다 - 와타나베 도미시
네버 엔딩 스토리 - 가토 가즈히코
깨지지 않는 - 바우 와우 와우
맑게 깨끗하게 우연하게 - 마이티 스패로
망고 록 - 진 실라랭 · 안마니
진정 난 몰랐네 - 왕스 뮤직 프로덕션
글렌 굴드는 마라토너 - 글렌 굴드 · 레너드 번스타인
천국에 없는 천국 - 더 서프 브레이크 밴드
이름의 생애 - 에레나
젊은이는 비문의 매력이다 - 태평시간 / 우희준
버렸다 - 안도 아스카
궁벽한 리스트 - 더 존 스펜서 블루스 익스플로전
일요일의 시간들 - V.A.
플라스틱 러브 - 탭스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직까지 갖고 있었다기보다 아직까지 버리지 않았다. 자랑한 적도 유용한 적도 잊은 적도 없다. 더 이상 갖고 있기 힘든 현실적인 이유들과 싸웠고, 음악이라는 가치 지향적 세계를 지키고자 버텼으며, 그 끝에 언제나 버리지 않는 선택을 했다.
"음악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건축에 대해 춤을 추는 것과 같다." 마틴 멀의 말로, '음악에 대한 글'의 비판적 시선을 대변하는 소위 명언이다. 명쾌한 말이지만, 다른 매체를 언어화하는 고난을 감안해야 하고, 언어화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예컨대 보통명사 '감상'(appreciation)은 18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비평 용어였다. 다른 매체를 언어화하려는 시도가 없다면, 지적인 인식 역시 제자리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건 음악에 대한 글을 잘 쓰고 못 쓰고가 아닌, 글이 음악이 되려고 한다는 점이다.
산울림 1, 2, 3집만큼 해외 애호가의 관심을 끄는 한국 음반도 없다. 더 깨끗한 오리지널 프레스를 구하고 모두 해외에 팔면서 알았다. 3집도 디스콕스에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슬로베니아의 한 친구가 사 갔다. 꽤 짭짤한 수익을 올려 신나 있었는데, 바이닐을 받은 그에게 연락이 왔다. "외관상 이상은 없어. 그런데 불행히도 왜곡된 소리가 나와, 틀림없이 공장에서 발생한 오류 같아. 동영상을 확인해 봐." 바늘이 좌우로 흔들리면서 피치가 높거나 낮아지는 변화무쌍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환불해 줘야 했다. 하지만 내 턴테이블에서 아무 이상 없었던 바이닐을 '쿨'하게 그냥 가지라 할 수는 없었다. 슬로베니아에서 보내는 반송 배송료까지 지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