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밥 한 그릇

시인의 말

제1부
명퇴자
신이문역 승강장에서
사랑하고 싶은 것들
강변 풍경
부고
항암주사
퇴근길
두 개의 지붕
제멋에 산다
길 잃은 비둘기
콘테스트
극장 터에서
독불장군
公害폰
Matchmaker
아파트
이사
이력서

제2부
시골집 동물들 한자 공부
타조
누
호랑이
카멜레온
전기 장어
아나비스
쥐
매미연가
시골장날
겸손해진 손
발
비만아
날궂이
버스에서
수박
시화 전시장에서
소원
시 쓰기
떨이
직무유기
외양간에서

제3부
빈손
분재
동상이몽
고독
노숙자
탑골공원에서
명당을 고집하다가
지하철 노약자석
간판
벌레 용꿈 꾸다
쌍파울로 의상점 거리
가지
필법(筆法)
잠을 자다 말고
입
황토
집념
은행나무
파도 타기
들러리
어느 동창회 날
2월

제4부
지상의 밥 한 그릇
헌준이 10
채림이 1
채림이 12
채림이 18
채원이
연수
어머니와 Flute
아들에게
막내딸 시집가는 날
새치기
아버지와 아들
한 여름 밤의 크리스마스
무놎리
친구의 무덤에 가서
사장나무
모래미
내가 바보지
억울한 병아리
배꼽
무제

해설 : 재미성과 풍자의 지기 - 윤형진 작품론 / 이지엽

사랑하고 싶은 것들

서울노인복지관무료급식소에서
밥 좀 더 달라고 하면
머슴밥 퍼주듯이
꼭꼭 고봉 눌러주는 밥주걱,

길바닥이나 공원에서
나뒹구는 휴지를 보면
체면 차리지 않고 주워 담는
허름한 비닐봉지,

어려울 때마다 희사금 내고
꼭 다물고 있는 입,
그늘진 곳만 찾아다니며
햇볕을 쓸어 담아 주고도
허리 뒤로 감추는 꺼칠한 손,

뒤늦게나마 교실에 앉아
젊은 선생님 말슴 한 마디라도 더 담으려고
귀 크게 열고 고개 끄떡이는
저승꽃 거뭇거뭇한 내 늙은 동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