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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골프
· ISBN : 9788991555570
· 쪽수 : 62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골프의 정신을 찾아 나서는 여행 005
골프는 언제 시작됐을까 : 골프 기원설 네 가지
한국에도 골프와 비슷한 놀이가 있었다
그래도 골프 종주국은 여전히 스코틀랜드!
골프의 정신, 승리보다 ‘매너와 배려’
16세기 메리 여왕이 보여 준 골프 사랑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일요일엔 시민에게 개방
한국 골프, 골프장 변천사
이제 한국에서 골프의 정신을…
본문 차례 028
팁 차례 041
Map of 82 European Golf Course 043
List of 82 European Golf Course 044
[01] 골프 나라 동네 골프, 런던에서 코츠월즈까지 — England 1 045
[02] 길 위의 인생, 웨일스에서 — Wales 111
[03] 변방과 중심, 아일랜드에서 — Ireland 137
[04] 골프의 원조를 찾아 스코틀랜드에서 — Scotland 199
[05] 다시, 잉글랜드로 — England 2 271
[06] 유럽 대륙, 마지노 선을 찍고 로렐라이 언덕에서 — France 1, Germany 311
[07] 베네룩스, 강소국의 ‘숨은 진주’ — Luxembourg, Belgium, Netherlands 353
[08] 북유럽, 동화 속의 야생 골프 — Germany, Denmark, Sweden 395
[09] 서유럽의 ‘사운드 오브 골프’ — Germany, Austria, Swiss 437
[10] 로마로 통하지 않는 골프의 길 — Italia 501
[11] 프로방스, 지중해에서 골프채를 씻다 — Monaco, France 2 543
[12] 바르셀로나에서 ‘유럽 필드’ 땅끝까지 — España, Portugal 569
[맺음말] 180일간의 유럽 골프 코스 일주 611
골프장 찾아보기 618
골프 팁 찾아보기 620
여행·문화 팁 찾아보기 620
저자 소개
책속에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일요일엔 시민에게 개방
세인트 앤드루스 링크스(St. Andrews Links)의 경우 시작부터 퍼블릭 코스였고, 지금은 공공 재단인 영국 왕립 골프 협회(R&A)에서 운영한다. 올드 코스의 경우 일요일에는 시민에게 공원으로 개방한다. 영국에는 클럽 멤버들이 직접 운영하는 퍼블릭 코스가 특히 많다. 물론 사기업에서 운영하며 전통의 ‘아우라’를 뿜어내는 골프장도 많다. 스코틀랜드의 대표 골프장 중 하나인 턴베리 골프 클럽(Turnberry Golf Club)은 2017년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부동산 재벌 트럼프(Donald John Trump)가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군 부대에서 운영하는 곳을 제외하고는 기업에서 만든 ‘폼 나는’ 골프장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경관이나 클럽하우스 시설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이를 자랑으로 여기곤 한다. 유럽은 골프의 역사가 깊고 왕국도 많기 때문인지 ‘로열’과 관련된 골프장도 많고, 지역 사회와 밀착된 퍼블릭 코스나 가족 중심으로 경영하는 골프장도 적지 않았다.
- 「머릿말」 중에서
여우와 토끼, 사슴이 공생하는 ‘골프 공원’
한국인이 많이 찾는다는 햄튼 코트 팰리스 골프 클럽(Hampton Court Palace Golf Club)으로 향했다. […] 햄튼 코트 팰리스는 1514년 어느 추기경이 저택으로 축성했으나 헨리 8세(Henry VIII, 1491~1547년)의 노여움을 살까 두려워 ‘자발적으로’ 헌납했다는 아름다운 궁전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뭣보다 스캔들도 많았던, 하지만 영국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헨리 8세는 이 궁전의 부시 공원(Bushy Park)을 사슴 사냥터로 애용했다고 한다.
그런 역사 덕분에 현재 이 골프장의 ‘주인’은 사슴이다. 코스 내에는 여전히 많은, 사슴 300여 마리가 몰려다니며 자유롭게 서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슴의 배설물도 지천이다. 스탠스(stance)에 배설물이 걸리거나 공이 배설물 위에 낙하해 있는 걸 보면 말 그대로 ‘대략 난감’이다. 깨끗하게 관리된 골프장에 익숙한 대한의 골퍼들은, 일단 그 배설물과 친해져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사슴들은 골퍼의 풀 스윙(full swing)을 심리적으로 방해한다. 바로 그린(green) 앞에서 수십 마리가 떼를 지어 풀을 뜯고 있으니 행여나 내가 친 공에 귀한 사슴이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 외부의 존재라고는 사람도 동물도 뵈지 않는 숲 속의 잘 다듬어진 잔디, 전동 카트, 친절한 캐디 언니, 그늘집의 삶은 달걀, 클럽하우스의 김치 전골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동네 한복판의 도심 공원에서 야생과 엎치락뒤치락 해야 하는 골프장이 낯설었다. 하지만 그 낯설음은 머지않아 ‘감동’으로 바뀌었다. 자연 속의, 자연의 일부로서의 골프. 거칠고 투박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잉글랜드 : 햄튼 코트 팰리스 골프 클럽」 편
회원의 날에 만난 ‘한 손 골퍼’
B&B 주인 할머니는 온 동네 골퍼들을 수소문하여 좋은 골프장들을 추천해 주셨다. 다음 날 골프장 가기가 망설여질 정도로 폭우가 내리는 아침이었지만 할머니의 성의 때문에라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B&B에서 멀지 않은 골프장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칼로 골프 클럽(Carlow Golf Club)은 1899년 오픈한 27홀 골프장이다. 챔피언십 18홀(deer park course)과 2002년 오픈한 9홀(oak park course)로 이루어져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이 날은 칼로 골프 클럽 ‘여성 회원의 날’이었다. 여성 클럽 멤버들만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이다. 허탈하게 걸어 나오는데 골프장 이름 아래 ‘월드 원 암 챔피언십 2005’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2005년에 ‘한 손(One Arm)’ 선수 챔피언십 경기가 이 곳에서 열렸던 것이다. 한 손 골퍼 협회(The Society of One-armed Golfers)는 1932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창립되었다. 영국, 아일랜드, 미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지에서 1,0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협회는 매년 나라를 바꾸어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한국에서 골프라는 스포츠는 비장애인들만 즐기는 운동에 가깝다. 하지만 ‘종주국’은 달랐다. 팔이 한쪽뿐인 사람을 위한 대회는 물론이고 지체 장애인, 시각 장애인을 위한 골프 대회도 열리고 있다. 클럽하우스 벽을 채우고 있는 각종 장애인 골프 대회 관련 사진을 보자니 마음이 숙연해진다.
-「아일랜드 : 칼로 골프 클럽」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