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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1934412
· 쪽수 : 252쪽
책 소개
목차
1부 영혼이 꽃피는 봄
생명이 기지개를 켜다 / 파도 소리 들리는 꽃 한 송이 / 우체통에서 자라는 희망 / 꽃씨를 심는 즐거움 / 부지런한 쇠딱따구리 / 꽃은 수학도사 / 나비의 두 얼굴 / 복숭아나무의 행복 / 사랑한다면 비둘기처럼 / 흰눈썹황금새의 선택 / 방울새는 뛰어난 건축가
2부 새로이 사랑을 선택하는 여름
채송화는 날마다 새날 / 산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 참새 아빠 이야기 / 피라미와 해오라기는 인내의 제왕 / 거미의 유혹 / 별을 사랑한 나팔꽃 / 오색딱따구리냐 꿩이냐 / 청설모의 지혜 / 때론 좀더 낮게, 때론 좀더 넓게 / 꿀꺽, 해님 드실 시간 / 보름달을 빼닮은 큰달맞이꽃
3부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가을
숲의 일등공신 다람쥐 / 느림보 달팽이의 질문 / 진흙일지라도, 연꽃과 수련 / 들국화를 위한, 들국화에 의한 / 잠자리의 변신 / 때론 사마귀처럼 / 모든 열매는 한 세계의 주인 / 서강, 그 깊고도 아름다운 / 하늘을 나는 물고기
4부 보이지 않아 더 뜨거운 겨울
백로가 백로다워야 할 이유 / 민들레의 위로 / 서리와 풀잎의 아름다운 접전 / 꿩 부부의 사랑 만들기 / 요 녀석들 덕분에 / 산새에게 집이 필요할 때 / 조각 궁전 / 물까마귀의 용기 / 뱁새로 사는 게 행복해 / 서로 달라 즐거운 세상 / 소리 없는 소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연약한 몸으로 딱딱한 땅을 헤집고 나오는 새싹들을 보면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새싹들을 제대로 보려면 눈높이를 낮춰야 합니다. 허리를 숙이고 들여다보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아예 납작 엎드려 한쪽 뺨을 땅에 대고 새싹과 인사를 나눕니다.
흙냄새가 물씬 날 정도로 몸을 낮춰 보세요. 새싹 키만큼 눈높이가 낮아지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눈높이에 따라 세상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경험할 겁니다.
한 알의 씨앗에는 나무 한 그루가 온전히 담겨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비록 연약한 한 포기 풀이지만 언젠가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리라, 새싹들은 오늘도 희망의 노래를 부릅니다. 신록이 춤추는 봄 숲에 들어설 때면 그 희망의 노래가, 생명의 힘이 내 마음까지 밀려들어 가슴이 콩닥거립니다. - 본문 '생명이 기지개를 켜다' 중에서
올봄에는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심어 보세요. 씨앗 봉투에 그려진 꽃 모양을 보고 아이들에게 마음에 드는 꽃씨를 직접 고르게 해보세요.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심고 관찰하는 것보다 아이의 심성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습니다. (중략)
꽃씨를 선택하듯 내 안에 피울 꽃 또한 선택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사람은 자신의 생각대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내가 ‘보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것’이 내 마음에 뿌리는 씨앗입니다. 오늘 무엇을 보았고, 어떤 생각의 씨앗들을 뿌렸습니까?
식물의 씨앗은 뿌리는 시기가 따로 있지만, 생각의 씨앗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너무 빠른 때도 없고, 이미 늦은 법도 없습니다. 씨앗을 심기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 본문 '꽃씨를 심는 즐거움' 중에서
은행, 밤, 모과, 감, 포도, 도토리……. 열매들은 저마다 모양뿐 아니라 맛과 향이 다릅니다.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비를 맞고 똑같이 햇볕을 쬐었는데 신기한 일이지요. 한두 종류는 맛이 비슷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을 향해 서 있는 나무들을 찬찬히 바라봅니다. 오로지 자신만의 색깔과 향기로 당당히 살아가는 나무들. 남과 비교하거나 남의 것을 부러워하거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중략)
나는 어떤 맛을 지닌 존재인가 생각합니다. 살아오면서 종종 더 그럴듯한 누군가를 흉내 내려 애썼습니다. 나의 나 됨을 잃어버리면 허상으로 전락한다는 걸 깜박 잊곤 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누군가를 닮으려다 제 것이 아닌 인생을 살기도 합니다. 나다운 내 길을 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참된 인생입니다. - 본문 '모든 열매는 한 세계의 주인' 중에서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숲으로 달려갔습니다. 솔직히 지난밤 강추위에 민들레들이 어떻게 될까 싶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시 찾아간 겨울 숲은 밤새 내린 서리로 하얀 이불을 덮은 듯했습니다. 어제의 민들레는 면사포를 쓴 고운 신부 같네요. 하얀 서리가 보석처럼 눈부시게 꽃잎을 치장하여 말 그대로 ‘눈꽃’이 되었습니다.
서리를 뒤집어 쓴 꽃잎 위로 작은 내가 보였습니다. 그저 좋은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리던 나의 못남…….
따뜻한 봄에는 누구나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들레는 봄이란 기다림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참된 희망이란 언젠가 좋은 날이 오리라는 막연한 기다림이 아니라, 오늘 어떤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그것을 견디고 이겨 내며 만드는 것임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 본문 '민들레의 위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