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24065211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5-12-18
책 소개
말보다 살찐 망아지를 사랑하는 사랑임을 어쩌겠는가.
2012년 1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한국일보 ‘길 위의 이야기’ 코너에 열한 달 동안 매일같이 실었던 글 266편을 한데 묶었다. 680자라는 네모난 지면에 맞추어 일요일과 추석 연휴를 빼고 매일 쓰기를 했던 김민정 시인. 코너명에 걸맞게 원고를 컴퓨터가 아닌 길 위에서 휴대전화 블랙베리 자판으로 찍어 보내며 성실한 마감을 했다. 정자세로 쓴 글이라기보다 길 위에서의 다급한 통화나 펄쩍펄쩍 뛰는 말에 가까운, 순간순간 살아간 기록이다. 인정머리로는 타고난 힘이 장사였던 김민정. 삶에 있어 ‘인정’과 ‘머리’를 최우선에 두는 걸 순리로 알고는 살았다는데, 김민정 시인이 680자로 포착해 매일 펼쳐 보이는 우리네 풍경은 시트콤처럼 우습고 슬프다.
목차
작가의 말 통장과 이장 사이 4
1월 9
2월 41
3월 73
4월 109
5월 141
6월 177
7월 211
8월 245
9월 281
10월 313
11월 345
저자소개
책속에서
누군가 넌 참 오지랖도 넓다, 하면 그게 흉인 줄 알고 그게 부끄러워 얼굴 빨개져서는 싸울 듯이 달려들던 내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말이 칭찬임을 알겠다. 억지로 오지랖 넓혀본 사람 있다면 묻고 싶은 것이 그게 어디 그리 쉬운가 이 말이다. 그래, 나 인정머리로는 타고난 힘이 장사였던 거다. 그래, 나 삶에 있어 ‘인정’과 ‘머리’를 최우선에 두는 걸 순리로 알고는 살았다는 거다.
_ 작가의 말 「통장과 이장 사이」 부분
왜 사는지 모르는 채로 내일을 살아야 하는 버거움에 간혹 한숨이 나다가도 어떤 환기에 코끝이 짠해질 때, 그렇게 삶을 되새기게 만들어주는 도구 가운데 하나가 책이지 싶다. 만만한 게 책이고 흔하디 흔한 게 책이라지만 영상매체 중에 책을 말하는 프로그램이 과연 몇 개나 되려나. 물론 이해는한다. 웃고 즐기는 가운데 시작했다 끝나는 예능과는 다르게 책은 좀 골치가 아프니까. 그래서들 채널 돌리기에 급급하니까. 그러나 돈이 되지 않는다고 그 몇몇의 소수를 아예 없다고 단정 짓는 것은 너무도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_「2월 25일 – 물론 돈이 다일 수는 있겠으나」 부분
그러니 보다 신중한 결론으로 서로 덜 미안하고 덜 서운한 과정에 이르게 하지 않았을까, 무릎 치게 된 건 근래의 일이었다. 말과 행동에 있어 그 보폭을 나란히 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말이 한발 앞서면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행동이 한발 앞서면 의뭉스러운 사람이 된다. 나는 여전히 아장아장 그 걸음마가 어렵다. 그러니까 엄마는 죽을 때까지 우리 잡아주는 엄마인가보다.
_「7월 3일 –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