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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2406522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12-18
책 소개
여기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여태 실천이 안 되어 아직껏 붙들고 사는 말.
평생 붙들려 살겠구나 뒷목 힘껏 잡아보게 하는 말.
타인의 위치에서 생각하기를 화두로 권하는 김민정 산문집. 2009년부터 2025년까지의 근 16년간의 한국 시대사를 여성의 눈을 통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미시사로서 일상에 단단히 발을 디디고 선 김민정 시인 특유의 발성이 고유한 리듬으로 흐른다. 2009년부터 2025년까지 한겨레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서울신문, 문화일보, 『씨네21』 등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산문을 연도별로 정리해 묶었다. 2009년에서 2011년 사이에 쓴 산문을 17편을 첫 산문집 『각설하고,』에서 추리고 2014년부터 2025년까지 쓴 산문 50편에, 부록으로 리뷰 '시인의 서재' 14편을 더했다. 남과 자신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는 사자성어 역지사지의 태도, 시인에게는 한문 배울 때 가장 쉽다고 맨 처음 배운 사자성어임에도 여태 실천이 안 되어 아직껏 붙들고 사는 말이다. 시인은 이런 기질로 태어나 결국엔 이런 태도로 죽을 사람임도 알겠다면서 나이를 먹는다 한들 애초에 타고남이 종지이니 잘하면 사발이 될 거란 기대 자체를 아예 버리겠다 하지만, 이 작은 종지에 담긴 간장의 풍미는 검고도 깊다. 앎과 실천의 거리는 얼마나 가깝고도 먼지, 둘 사이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종이처럼 얇은 틈을 시인은 책장 넘기듯 보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 봄과 보임 • 4
2009년
네가 누구인지는 네가 잘 아실 문제 • 14
시인으로 살다 죽다 시가 되는 일 • 18
2010년
착한 척하려면 눈이 조금, 필요합니다 • 24
브라보, 내 젊은 아빠들이여! • 28
우리들은 언제까지나 러너다 • 32
실은 저도 입을 고민합니다 • 36
솔직해집시다 • 40
가만 좀 내비두는 것의 미학 • 44
화성에서 온 딸, 금성에서 온 아빠 • 48
그 많던 한아름 슈퍼, 다 어디로 갔나 • 52
댁의 여름은 안녕하십니까? • 56
걱정과 낭만 사이 • 60
다정한 약속일수록 왜 연약할까 • 64
실은 우리 매일같이 시를 산다 • 68
책책책, 이제 책 좀 읽읍시다 • 72
2011년
이토록 사소한 다짐 하나 • 78
내가 가장 나종 지니인 집 • 82
있을 때 잘해, 나는 돼지야 • 86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그 흥! • 90
2014년
20140416 • 96
천국에 있는 엄마들 • 99
우리의 영혼을 위로하는 교황 • 102
이 세상에 단골 없으면 무슨 재미로 • 106
날마다 하나씩 줘보기 • 109
아무래도 덜 아픈 거다 • 112
2015년
스스로 자, 말미암을 유 • 116
죄책감, 다음에는 뭐라 쓸까 • 119
5월은 ‘책’합시다! • 123
‘잊음’을 ‘있음’으로 • 126
말만 쓰면 아프다 • 130
아프니까 엄마다 뭐! • 133
2016년
손이 하는 일,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일 • 138
새해에는 보다 느려져보자는 이야기 • 142
2017년
굳세어라 책들아 • 148
우리 제훈이 생일 축하해! • 152
“고향이 어디냐고요? 인천 짠년인데요” • 156
오늘도 5월 18일입니다 • 160
청바지가 다 어울리는 나라 • 164
2018년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가주세요 • 170
택시는 울기 좋은 방이다 • 174
택시는 영단어 외우기 좋은 의자다 • 178
택시는 공감의 대화창이기도 하다 • 182
택시에선 기적을 만나기도 한다 • 186
세밑 택시 기사와의 대화 • 190
2023년
침묵은 등이다 • 196
나무는 참 가볍고도 무겁고도 질기구나 • 198
국어사전에게 제법 들켜왔지요 • 201
비는 선생이다 • 204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물음표 닮을 일이네 • 206
깊은 밤 어디 돌 끓는 소리 들렸으랴 • 208
묻기가 효도다 • 210
다음 산은 휴대전화 놓고 가기 • 212
말이 아프고 또 무섭다는 말이지 • 214
구 년 만에 택배가 왔습니다 • 216
2024년
사실은, 이라고 말하지는 말기 • 220
발품은 몸에 새기는 공부 아닐까요 • 222
에지는 괘지다 • 224
넘어야 살고 즐겨야 난다 • 226
봄이, 산이, 그게 다 그런 것이겠지 • 229
통장이 없으면 콩장이라도! • 231
청소는, 투표 마치고 할게요 • 233
2025년
모르니까 안다 • 236
친구의 편지가 든 항아리를 닦다가 • 239
2025년 우리들의 봄은 이렇게 ‘있었다’ • 242
뽑고 나면 그만이다 • 245
말이라 하면 정확하여 아름답기를 • 248
나는 간장 종지를 사랑해 • 251
거시기가 공부다 • 254
이런 소풍, 김밥은 못 들고 가지만요 • 257```
저자소개
책속에서
애초에 나는 이런 기질로 태어난 사람이 맞겠고 결국엔 이런 태도로 죽을 사람임도 알겠다. 사람 참 안 변하니 이렇게 건강히 살아 있는 거겠지. 나이를 먹는다 한들 애초에 타고남이 종지이니 잘하면 사발이 될 거란 기대 자체를 아예 버리란 얘기겠지.
_ 작가의 말 「봄과 보임」 부분
비록 이 착각이 내 발등을 찍는다 한들 책이니까, 책은 도끼보다 덜 아프니까. 번화한 술집 거리를 통과한 다음날 유독 주머니 속에는 반으로 접힌 전단지가 가득이다. 이 종이 한 장 쓰레기통에 내버리기에도 죄책감이 드는 걸 보니 아직은 나 ‘책 할’ 때인가보다.
_ 「굳세어라 책들아」 부분
두 해 후 지금껏 그때 버린 책의 간절함으로 안달이 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다만 한 번씩 책이 있다 사라진 창고에 서게 되면 책의 쓸모에 대해 근원적인 자문을 하게 된다. 말없이 가르치는 선생이 누구냐 할 때 늘 자연을 가리키는 것이 나일진대 이번 여름은 특히 두 손 자주 하늘로 모으게 된다. 비는 그렇게 절로 선생이 된다.
_ 「비는 선생이다」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