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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빙하기

네 번째 빙하기

오기와라 히로시 (지은이), 양억관 (옮긴이)
  |  
좋은생각
2009-09-22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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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빙하기

책 정보

· 제목 : 네 번째 빙하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1934450
· 쪽수 : 496쪽

책 소개

<소문>, <천년수>의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의 성장소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주변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더욱 속 깊은 아이로 자라야 했던 소년 와타루. 와타루가 사춘기를 지나며 겪는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극복해 가는지를 유머러스하면서 재치 있게 그렸다.

저자소개

오기와라 히로시 (지은이)    정보 더보기
트렌드를 포착하는 기민한 감각과 매력 넘치는 캐릭터 조형, 따뜻한 유머 감각으로 손대는 작품마다 오기와라 매직을 발휘하며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타고난 이야기꾼. 1956년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나 세이조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광고회사를 거쳐 프리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다가 “아무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나의 문장을 쓰고 싶다”라는 마음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97년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가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다. 미스터리, 시대, 가족, 호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테마에 도전해온 오기와라 히로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소중한 기억을 잃어가는 50대 중년 남성을 그린 『내일의 기억』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가히 신드롬을 일으켰고 야마모토 슈고로 상과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공히 인정받았다. 2014년 『이천칠백의 여름과 겨울』로 제5회 야마다 후타로 상, 2016년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로 제155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였고, 2020년 『인생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라면』으로 만화가로 데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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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억관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어 번역 전문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아시아 대학교 경제학부 박사과정을 중퇴했으며,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안 1·2』, 『우리가 좋아했던 것』, 『용의자 X의 헌신』, 『중력 삐에로』, 『러시 라이프』, 『69』, 『나는 공부를 못해』, 『스텝파더 스텝』, 『바보의 벽』, 『플라이, 대디, 플라이』, 『남자의 후반생』,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라라피포』, 『컨닝 소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노르웨이의 숲』, 『모방범』, 『공생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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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겨드랑이까지 털이 나기 시작했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다.
물론 어른이 되면 몸 여기저기에 털이 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직도 먼 미래의 일. 지금까지 살아온 것만큼의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털이 많은 초등학교 5학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울고 싶어졌다.
몸의 이상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원래가 학년에서 두 번째로 컸던 키가 5학년 1년 사이에 12센티미터나 자랐다. 어머니의 키를 훌쩍 넘어 버렸다. 남자의 성장이 절정에 이르는 때는 중학생 때다. 지금의 스피드로 자란다는 가정 하에, 가정시간에 배운 내용대로 계산하면 내 키의 최종 도달점은 2미터 40센티미터! 괴물이다! 너무 두려워서 계산을 하다가 그만두었다.
목소리도 변했다. 음악시간에 ‘저 목장에 늦여름 철이 오고’ 노래를 부르는데 ‘늦여름’ 부분에서 목소리가 가라졌다. 잠자리가 어느 날 갑자기 헬리콥터로 변신해 버린 것처럼. 그러다 결국 그 노래를 제대로 부를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얼굴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입술 위의 털이 마음에 걸려 거울을 자주 보다 보니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얼굴에 뭔가가 잔뜩 나기 시작했다. 턱이 길어지고 둥그렇던 얼굴이 갸름해졌다. 그러고 보니 얼굴이 조금 다르다는 사람들의 말이 사실이 아닌가.
돌연변이. 연구소에서 배운 그 말을 떠올리며 나는 몸을 떨었다.


나는 크게 입을 벌려 빗방울을 받아들였다.
좋아, 간다.
대전근과 비복근에 힘이 넘쳤다. 대퇴이두근과 대퇴사두근이 더 빨리 뛰라고 나를 재촉했다. 기지마의 충고대로 복근과 배근까지 동원해 몸이 떨리지 않게 균형을 잡았다.
“와타루!”
사치의 목소리가 내 등을 떠밀었다. 나는 머릿속을 그 목소리 하나로 가득 채운다. 그 목소리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사치는 내 심장이며 나의 근육이었다.
남은 200미터, 2위 선수를 바깥에서 크게 따돌린다. 나머지 하나. 두 발이 트랙 위를 날아오른다.
150미터. 선두와 나란히 선다. 찰싹 옆으로 붙어서 상대의 상태를 살핀다. 따라잡은 나를 곁눈으로 살피는 그 눈동자가 떨리고 있다. 됐어, 할 수 있어.
나머지 100미터. 마지막 하나가 뒤로 물러난다. 이제 내 앞에는 아무도 없다.
머릿속이 새하얗다. 늘 내 몸을 지배하던 머리가 몸에게 먹혀 버린 것 같았다. 산소 결핍으로 온몸의 세포가 비명을 질러 댄다. 그렇지만 그것이 환호의 외침으로 들린다.
골라인은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비가 그치고 우승 상품처럼 구름 사이로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다.
빛 속에 뭔가가 보인다.
그것은 언젠가 보았던 매머드의 환영인지도 모르고, 젖은 채 빛나는 경기장의 지붕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곳을 향해 내처 내달리며 빛 속으로 뛰어들었다.


“아버지.”
내 숨결로 흐려지는 유리에 얼굴을 가까이 대는 순간 아이스 맨이 든 케이스가 전시장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 사람이 열 수 없게 유리를 고정하고 자물쇠를 채워 두지 않은 것이다.
유리 케이스에 손을 대 본다. 그리 무겁지 않아서 간단히 들어올릴 수 있었다. 조금 망설이다가 아이스 맨을 만져 보았다.
바싹 마른 피부는 너무 딱딱해서 돌 같았다. 그러나 돌처럼 차갑지는 않다. 나무에 가까운 온기가 느껴졌다.
두개골에 엷은 피부가 달라붙었을 뿐인 얼굴의 윤곽을 손가락으로 더듬고 안구가 없는 눈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나는 오랫동안 당신을 아버지라 생각하며 살았어요.”
열 살 때 그렇게 정한 것이다. 처음 눈에 들어 온 존재를 부모라 여기는 막 태어난 병아리처럼.
“아버지가 필요했거든요, 꼭. 다른 아이들처럼 아버지를 가지고 싶었어요. 설령 죽었다 하더라도 얼굴이라도 알고 싶었어요. 자신이 누군가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가 필요했어요. 늘 찬 바람이 통과하는, 몸에 뻥 뚫린 구멍에 끼워 넣을 퍼즐 조각이 필요했어요.”
아이스 맨의 팔을 잡아 보았다.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을 모두 잃어버렸지만 상상했던 대로 커다란 손이었다. 창이나 석기를 단단히 거머쥐기에 적합한 실전적인 긴 손가락이었다. 손등을 두드리면서 나는 옛날의 아버지에게 보고했다.
“그렇지만 이젠 괜찮아요. 구멍은 메워졌거든요.”
“지금까지, 정말 고마웠어요.”
이번에는 나 자신을 향해 말했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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