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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2060820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09-02-0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나무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내게도 날개가 있다면 좋겠어
나는 왜 이 모양일까
스스로가 불러들인 괴로움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어
초록빛 희망이 고개를 내밀다
나는 너의 친구야
새로운 친구를 만나다
있는 그대로 소중한 존재란다
씨앗의 노래를 들어라
나를 더욱 사랑해 주고 싶어
날개가 없어도 괜찮아
그림 그리는 게 너무 좋아
꽃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나비
나도 변하고 싶어
모두에게 공감해 주는 나무
고마워 디토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쓸데없는 일.’
이 한마디가 수년 만에 느껴본 황홀한 기분에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었다. 갑자기 가슴이 저릿하게 아파온다. 열일곱 살 이후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다. ‘쓸데없는 일’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남들처럼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가기 위해 즐거움은 알 수 없는 미래로 미뤄둬야 했다.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
대체 왜?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게 왜 쓸데없는 일이라는 거지? - 54쪽 중에서
“네 뿌리는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뿌리가 굵고 튼튼할수록 많은 물을 흡수해서, 얼마든지 홍수를 막을 수 있지. 게다가 네 잎은 산소를 만들어내지. 나비가 이곳의 공기가 맑다고 감탄했지? 그건 바로 디토 네가 있기 때문이야. 바로 네 잎이 주변의 공기를 맑게 만들어 주는 거야. 너는 결코 홍수를 피해 뛰어다니거나, 공장의 연기를 피해 날아다닐 필요가 없어.”
디토는 아무 말이 없었다.
“세상 어디든 마음껏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네가 움직일 수 없다고 해서 친구를 만들 수 없는 건 아냐. 나를 봐. 싱그러운 공기와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너를 찾아, 내가 이렇게 오잖아. 네가 이곳에 더 단단하게 뿌리를 박고 아름다운 나무가 되어갈수록 더 많은 친구들이 네 곁에 찾아들게 될 거야. 걱정하지 마.” - 71쪽 중에서
나무의 몸집은 자그마했지만 땅속으로 뻗어 있는 뿌리는 크고 단단했기 때문에 그것을 움직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나무는 뿌리가 꽉 움켜쥐고 있던 흙덩이들을 힘겹게 털어내며 조금씩 조금씩 땅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이상하게도 노력하면 할수록 기운이 빠져나갔다. 어떤 날은 몸 전체가 기우뚱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나무는 개구리의 말을 떠올리며 고통 속에서도 계속 뿌리를 움직이려 애썼다. - 1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