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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46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3-09-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밤바다/ 공갈빵 목련/ 도원/ 곡두/ 내가 아닌 곳/ 어느 날, 이른 저녁/ 국수를 먹으며/ 중구난방/괘종시계가 두 번 우는 밤/ 윤주미용실/ 이팝나무의 답례/ 어린 것들이 보내는 신호/ 숨길 수 없는 증거
제2부
아코디언, 아버지/ 사월, 동백숲에서/ 봄, 동백림을 다시 쓰다/ 레몬트리/ 2011년 1월/ 참견/ 빡빡도새/ 상상 임신/ 새벽시장/ 음력 8월 5일 초승달/ 자연사박물관에서/ 외숙/ 참 숯가마 찜질방
제3부
어느 날, 눈 오는 밤을 펼치며/ 기억 저편/ 밤 선창/ 낙산에서/ 막막한 골목/ 移住/ 한 가위로 이주/ 꽁꽁 언 발이 있어/ 어떤 울음/ 內藏가는 길/ 신과 사람과 짐승의 시간/ 시월
제4부
양지꽃/ 산수유꽃의 부고/ 立冬/ 잠시/ 누군가의 백성/ 울먹이기 시작한 시간 전에/ 새벽 첫 버스/ 봄볕/ 겁/ 또, 봄/ 霜降과 小雪사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녁 무렵, 문화예술회관 산책길
계단에서 울음이
잘 마블링 된 육질처럼 스며들었다
누군가의 어미였거나
누군가의 아내였을
혼자 오랫동안 꼭꼭 여미고 발효 시켰을 슬픔이
노을 속으로 스며들었다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다
흰 낮달 가녘을 밟듯 조심스럽게
울음 끝을 돌아갔다
나도 몇 개의 울음을
움켜쥔 주먹 속에 가둬 둔 적이 있었다
왠지 그녀가 그어 놓은 가녘에 내 오래된 각오를 풀어 놓듯
내 주먹을 슬며시 펼쳐보았다.
달팽이촉수처럼 길게 손을 내밀어 다독이거나
내 작은 어깨 한쪽이라도 빌려 주고 싶었다
그 울음이
마치 내 안에서 흘러나온 것처럼
첩첩한 울음이
먹구름 사이사이에 박힌 노을처럼 풀어지고 있었다
― '어떤 울음'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