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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92525961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선악의 정원에서 | 1장 죽음을 부른 초콜릿 | 2장 액체로 된 황금 | 3장 심판대에 오른 카카오 | 4장 허시 키세스의 지정학 | 5장 여기에 달콤함은 없다 | 6장 일회용 인간들 | 7장 더러운 초콜릿 | 8장 초콜릿 병정들 | 9장 카카오 집단소송 | 10장 너무 많이 알아버린 남자 | 11장 도둑맞은 열매 | 12장 달콤 쌉싸래한 승리 | 나가며: 공정하게 |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1장_ 죽음을 부른 초콜릿
마야 제국 때부터 법정 화폐로 쓰였던 카카오는 채색 점토나 돌로 카카오 원두를 위조하는 사업이 번창할 정도로 아메리카 대륙의 화폐로 정착했다. 상품 가격은 카카오 원두의 개수로 매겨졌다. 노예는 100개, 매춘은 10개, 칠면조는 무려 200개의 원두를 치러야 했다. 짐꾼의 일당은 원두 100개였다. 코르테스는 이 못생긴 카카오 원두가 황금에 맞먹는 경제적 영향력이 있음을 이내 깨달았다.
2장_ 액체로 된 황금
거의 무제한으로 노동력이 유입되고 카카오와 설탕이 끊임없이 공급되자 초콜릿 소비는 더욱 늘어났다. 이제 초콜릿은 에스파냐를 넘어 유럽 전역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특권층들은 어디를 가든 카카오를 가지고 다녔다. 초콜릿은 대중적인 행사에서 즐기는 음식이 되었지만, 단지 즐기기 위한 군것질거리에 그치지 않았다. 성직자와 귀족들은 무자비한 종교재판에서 이단 혐의자가 겪는 고통을 지켜봐야 했는데 이때 부담감을 덜기 위해 핫 초콜릿을 마셨다. …
초콜릿이 사교계의 강장 음료로 부상한 때는 사회구조와 인권 그리고 천부적 정의에 관한 혁명적인 이론이 탄생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초콜릿이 계몽주의 운동의 주요 요소였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초콜릿 음료는 18세기 사상가들이 오랜 진리이던 교회의 지상권이나 왕의 권한을 문제 삼고 평민들이 품은 발전 가능성을 타진할 무렵 그들의 테이블 위에 놓였다.
3장_ 심판대에 오른 카카오
그들의 세계와 공장의 사회적 정의에도, 이 이상주의적 자본가들이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곤혹스런 맹점이 있었다. 그들의 경영은 거의 나무랄 데 없을 만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했다. 그러나 사회적 양심의 지평을 넘어, 그들 사업에 쓰이는 원료가 생산되는 어둡고 머나먼 곳에서는 전혀 상황이 달랐다. 종업원들이 누리는 인도주의적 노동환경, 고객들이 구매하는 ‘완벽히 순수해서 최고’인 제품, 견실한 수익…. 이 모두가 푼돈을 받으며 일하고 자기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 채 노예로 살다 죽어가는 이들의 노고에 의존했던 것이다. …
16세기부터 포르투갈은 3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앙골라인을 아메리카로 수출했다. 세계적으로 초콜릿 과자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하자, 앙골라인이 다시금 포르투갈의 잇속을 채워주어야 했다. 공식적으로 앙골라인은 카카오 농장에서 일자리와 임금을 받았다. 그들은 자유롭게 왔다가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고, 노력한 대가를 정당하게 보상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적어도 서류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상투메 프린시페는 그다지 멀지 않다. 아메리카와는 다르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노동자들은 잠시 일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면 그뿐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고국으로 돌아가는 앙골라인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