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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92711364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0-06-08
책 소개
목차
보낸 이 : 친구 ˙7
원자폭탄 ˙11
첫날 ˙19
측면 수비수 ˙47
하키부 입단 시험 ˙57
그날 ˙63
블로그 ˙77
사이버 속도 ˙85
밤마다 무서운 ˙107
첫 주 견디기 ˙109
무시해 ˙121
대결 ˙125
총알도 뚫을 수 없어 ˙137
얇은 베니어판 ˙143
61미터 나무에 오르기 ˙155
뚱뚱해도 예뻐 ˙161
새로운 표적 ?171
박치기 ˙185
균열 ˙191
침묵 ˙197
붕괴 직전 ˙205
계시 ˙209
비명 ˙213
허물어지다 ˙215
자각 ˙219
장례식 ˙225
피의자 ˙231
남자 ˙243
막대기와 돌멩이는 네 뼈를 부러뜨릴지라도…… ˙249
경계가 없는 세계 ˙269
문제 해결사도 모든 답을 아는 건 아니다 ˙277
책임을 묻다 ˙281
범인 ˙283
네가 한 짓이야 ˙295
Dragon Girl ˙299
그 순간이 지나고 ˙303
책속에서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며 아빠는 특별한 일이 없는지 물었다.
“오늘은 어땠니?” 길을 보며 아빠가 물었다. 저런 바보 같은 질문이 어디 있어! 그 질문이 얼마나 애매한지 아빠한테 강의를 하라면 할 수도 있었다. 수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난 날이었다. 대부분은 가슴 아프고, 당황스럽고, 지루하고, 따분한 일들이었다. 그래서 대답은 당연히 “아무 일도!”였다. 부모들이 묻는 가장 짜증나는 질문이 이런 거다. 어떤 대답을 원하는 거지? 조목조목 설명이라도 할까? 하지만 내가 학교에 어떤 식으로 적응해 가고 있는지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날 하루 일어난 일을 꼬치꼬치 이야기하는 건 더 싫었다.
마샬이 휴대 전화를 쥔 내 손을 붙잡았다.
“읽지 마. 아발론.” 그가 말렸다. “지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읽지도 않은 채 지울 수는 없었다.
더러운 매춘부야, 조심해
화면에서 메시지가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보고 있자니 귀까지 아파왔다. 그 말이 귓속에 끝없이 맴돌았다. 바람에 실려 나뭇잎 사이를 지나가며 쉴 새 없이 바스락거렸다. 더러운 매춘부, 더러운 매춘부, 더러운 매춘부, 더러운 매춘부. 마침내 삭제를 눌렀다. 친구들이 날 지켜보고 있었다. 고개를 들었는데 눈물이 나려고 했다. 언제까지 이럴 거야? 스스로가 너무 바보 같다.
하지만 집에 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숙제는 손도 대지 않았고, 무언가를 먹을 수도 없었고, 가족들 주변에 있기도 싫었다. 아빠 차를 타고 집으로 올 때면 아빠를 보고 방긋 웃으면서 말을 잘 듣는 척했다. “그래, 오늘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흐으으음, 글쎄, 무슨 일이 있었냐고? 가는 곳마다 매춘부, 더러운 년, 두더지 같은 년이라는 욕을 셀 수 없을 만큼 들었어. 아이들이 손가락질하면서 날 비웃기도 했고. 못된 년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내가 낙태를 세 번 했고, 아기도 낳았다는 소문을 냈어. 휴대 전화에는 나보고 잡년이라는 문자가 하루에 열다섯 개씩이나 와. 왕따 몇을 빼놓고는 다들 날 미워해.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특별한 건 없었어.” 머릿속에는 집에 가서 인터넷에 접속할 생각만 가득한 채 창밖을 보며 말했다. 집에 가면 온라인을 뒤지고 다니면서 나에 관한 비열한 소문들을 찾기 위해 몇 시간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