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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세계문학론 > 영미문학론
· ISBN : 9788992727037
· 쪽수 : 391쪽
· 출판일 : 2007-11-01
책 소개
목차
1. 탄생 : 창조된 자의 근원적 공포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2. 어린 시절 : 일체감을 잃어버린 남녀의 비극 -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3. 성장 : 평등을 향한 기나긴 여정 - 살럿 브론테, <제인 에어>
4. 결혼 : 이상적인 결혼으로 사회적 성취를 이루다 -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
5. 사랑 : 생과 사, 정상과 비정상의 화해 -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6. 부모 : 자식을 통제하고 조종하려는 욕망 -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7. 미래 : 끝인가 또 다른 시작인가? - 버지니아 울프, <막간>
책속에서
저자는 유년시절에는 두 사람의 자아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합일을 이루었던 두 사람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성별과 계급의 구분을 통해 각자의 인생으로 갈라지는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 부유한 린튼 가의 아들 에드거와 결혼한 캐서린은 이것을 히스클리프에 대한 배신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그녀에게 있어 에드거에 대한 사랑과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양립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성인들이 섹스에서 구하는 일시적이고 불완전한 만족이 아니라 그들이 요크셔의 황야에서 고립된 채 보낸 어린 시절에 느꼈던 완전한 일체감이기 때문이다.
<폭풍의 언덕>의 비극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서로 결혼할 수 없다는 점이 아니라, 그들이 성인이 된 뒤에는 어린 시절 느꼈던 일체감을 다시는 가질 수 없다는 점에 있다. 그 완벽한 일체감은 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이 끼어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배타적인 성질의 것이다.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라고 말하는 캐서린의 확신이나, "내 생명인 당신"이라고 말하는 히스클리프의 단언에는 두 사람이 서로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내가 바로 상대방이라는 신념이 들어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분리된 존재임을 깨닫고 당혹스러워하며, 또한 자신들이 갈라져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체감을 느끼기 때문에 어떻게 해도 스스로를 자기 자신이라고 느낄 수 없다. 자신의 실제 존재는 상대방 안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두 개의 분리된 육체로 나뉘었을 때, 둘의 단일한 영혼은 자기 자신과 갈라진다. 그들이 육체라는 감옥을 벗어나 자기 자신과, 그리고 서로와 다시 합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자신들을 가두는 육체를 죽게 만드는 것뿐이다. 에밀리 브론테는 이처럼 죽음이라는 상상의 합일을 통해 어린 시절 잃어버린 일체감을 복원하고 있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