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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833563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5-09-30
책 소개
목차
해피초원
스위트숍
부고
숨길리 생추어리
추방
구출
우해해와 피글즈
새벽이, 잠들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여기서 혼자 사시나요?”
“동물들하고 같이 살죠.”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마당엔 동물들이 각자 흩어져서 자기 자리를 잡고 누워 햇볕을 쬐거나 땅을 파며 자기만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자기들만이 아는 언어로 뭔가를 주고받는 듯한 표정으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인진과 남자 역시 마당에 자리 잡은 여러 무리 중 하나에 불과했다.
“어미 개…… 여기 두어도 괜찮은 거죠?”
인진의 말에 남자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생추어리에 들어온 이상 안전해요. 걱정 마요.”
둘은 한 손에 봉투를 하나씩 들고 마주하는 손엔 봉투 손잡이를 나누어 들고 지하상가 계단을 올라갔다. 평소 같으면 무겁고 힘들다고 중간에 서서 쉬었겠지만 해유는 힘이 들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간다는 기분에 알 수 없는 경쾌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마지막 계단에 오르고 지상에 도착하자 매연 가득한 공기마저 상쾌하게 느껴졌다. 지하상가에서는 맡아 볼 수 없는 지상의 냄새였다.
숨길리 생추어리에서 사는 동물들은 자연의 시간에 따라 움직였다. 배고플 때만 먹고, 자고 싶을 때만 잤다. 해가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에 따라 자신의 몸을 움직였고 달이 뜨면 모두들 각자가 정한 보금자리에 누워서 쉬다가 잠들었다. 싸는 것 말고는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농장의 돼지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농장의 돼지들은 철저히 공장의 시간에 따라 움직일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