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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2844161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1. 깜짝 공포 박물관
2. 만지지 마시오
3. 긁적긁적
4. 목 검사하기
5. 독이 든 만년필
6. 탈모, 새 옷 그리고 큰 발
7. 뾰족뾰족 송곳니 4개, 나사못 2개
8. 환불은 안 됨
9. 교실에서
10. 정밀 검사
11. 상황 파악
12. 저주
13. 애버크롬비 부인의 노란 장갑
14. 긴급회의
15. 괴짜 선수들
16. 납골당
17. 다시 일상으로
부록
책속에서
“으아아!”
마이클 펜즐리가 낸 소리였다. 투명인간의 양말을 보고 화가 나서 모든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 말이다. 웃고 떠들고 돌아다니며, 송장귀신 흉내에 미라, 살인자 흉내까지 내던 아이들과 어른들은 모두 행동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그러고는 마이클을 쳐다보았다. 마이클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얼어붙어 있었다. 한쪽 손을 들고 있었는데 무언가를 쥔 것처럼 손가락을 오므리고 있었다. 하지만 손끝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양말이에요.”
마이클이 말했다.
“투명인간의 양말이요. 이거 진짠가 봐요.”
“뭐라고?”
“이거 진짜라고요. 저기에 있던 것이 진짜 양말이라고요. 쿠션 위에 있는 걸 제가 만져봤어요. 자, 여기요. 지금 제가 손에 이렇게 쥐고 있잖아요. 보세요!”
모두 숨을 멈추고 잠잠해졌다.
“마이클, 네가 지금 양말을 쥐고 있다는 말이냐?”
엘리스 선생님이 말했다.
“투명인간의 양말을 말이지?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에요! 진짜 여기 있다니까요. 제가 쥐고 있다고요. 제 말을 못 믿으시겠다면 직접 만져보세요. 자요, 어서요.”
마이클은 엘리스 선생님이 직접 확인해볼 수 있도록 손에 들고 있다는 양말을 앞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엘리스 선생님은 양말이 닿기도 전에 황급히 뒷걸음질 쳤다.
-42~44쪽 2장 '만지지 마시오' 중에서-
교장 선생님의 훈화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리고 생김새가 무슨 상관입니까? 아름다움이란 그저 겉치레일 뿐입니다. 어떻게 생겼고 키는 얼마나 크고 피부색이 어떻고 또 어떤 세제를 쓰는지가 무엇이 중요합니까? 우린 모두 같은 인간입니다. 이 지구상에서 모두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해 사는 것입니다. 여러분 옆에 앉은 누군가가 사마귀가 있고, 이빨이 뾰족하고, 머릿결이 뱀 같더라도 또는 목 근처에 커다란 뾰루지가 났더라도 그게 어떻단 말입니까? 그 친구들도 여러분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친절히 대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교장 선생님의 말은 지당했다.
믿는 종교가 무엇이든, 생김새가 어떠하든 키가 크든, 작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
이빨이 흡혈귀 같고, 머리카락이 뱀 같고, 빅풋처럼 생기고, 송장귀신의 창자 같은 냄새가 나고, 투명인간이라 한들, 또 틈만 나면 다른 사람의 목을 조르고, 눈이 얼굴 한 가운데에 하나밖에 없다 한들, 그런 작은 차이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우리는 모두 인간일 뿐이다. 또는 한때 인간이었다. 조금씩 다르다 해서 잘못된 것은 없다. 오히려 모두가 똑같은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다 똑같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지루해질까.
-139~140쪽 8장 '환불은 안 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