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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3949059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1장 하늘 끝 외딴섬
2장 항해 준비
3장 첫 만남
4장 통행료 거인
5장 하늘고기 요리
6장 무지의 섬
7장 찔찔이
8장 스카이핀과 소년병
9장 해방계몽군
10장 새 탑승객
11장 하늘쥐 사냥꾼
12장 이야기꾼 안젤리카
13장 어뢰밭
14장 인터 아일랜드 모텔 & 휴게소
15장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16장 미확인 항해 물체
17장 축구섬
18장 결과가 정해진 게임
19장 구름사냥선
20장 친절한 제도
21장 마법의 다시마
22장 구름사냥꾼의 운명
23장 마침내, 메트로 아일랜드
24장 세렌디피티
25장 마지막 스카이러너
책속에서
결국 나는 아이들을 돌봐주기로 했다. 그게 바로 8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때보다 여덟 살이나 더 늙었다. 그리고 아이들도 그만큼 컸다. 8년 전만 해도 귀여웠고 유순히 말을 잘 들었고 키워주는 것에 감사할 줄도 알았는데….
10대가 된 두 아이 중 한 녀석은 하루 종일 몽상에 빠져 있고, 다른 녀석은 자기가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얼마나 아는 게 없는지는 꿈에도 모를 것이다. 이제 어떻게든 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문제는 어떻게 학교에 보내느냐다.
페기 할머니는 우리가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반드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할머니가 말하길, 아는 게 많을수록 슬픔이 많아지고 모르는 게 행복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틀린 말이라고 한다. 무지란 무지 골치 아픈 일이라는데, 그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는 골치 아픈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논리에 따르면 나는 최고로 무지한 사람인데 말이다. 내 골치는 아픔을 모른다. 젬마 누나가 때릴 때만 빼면.(하지만 누나란 원래 그런 존재고, 나도 기회를 엿보다가 누나를 때린다. 복수는 기습적으로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우리가 익숙한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이렇게 파란 하늘을 가로질러 떠나는 이유는 페기 할머니가 원하는 바로 그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나는 이제껏 꽤나 행복했다. 그래서 만약 그 교육이란 게 별 볼일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굉장히 화가 날 것 같다. 평소 같으면 지금쯤 섬을 어슬렁거리며 아무 근심, 걱정, 소란 없이 낚시나 즐기고 있을 텐데.
“어이! 거기!”
“원하는 게 뭔가?” 할머니도 소리쳤다. “우린 그냥 지나가는 길이네. 노인과 아이 둘밖에 없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구.”
“글쎄, 누구든 뭔가는 갖고 있기 마련이지! 내 섬들 사이를 지나가고 싶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해.”
“방금 말했잖나. 우린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 어서 망을 내리고 지나가게 해주게.”
“그럴 순 없지. 통행료를 내든가, 지나가지를 말든가.”
털북숭이 남자가 백파이프를 내려놓더니 턱수염에 꼬이는 날벌레들을 쫓아내고는 포경선에나 달려 있을 법한 커다란 작살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부둣가에 고정된 포에 끼웠다.
“멈추지 않으면 발사할 거야.”
할머니가 질책하듯 나를 노려봤다. 내가 제대로 망을 봤다면 이런 상황이 닥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좋아. 배를 그리로 대지.”
결국 할머니는 배를 돌려 남자가 서 있는 부둣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