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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2844185
· 쪽수 : 64쪽
책 소개
책속에서
내 또래 아이들과 있을 때면 난 침략당하는 기분이 들어요. 더 이상 내가 아닌 것 같고, 자유롭지가 않아요. 난 예의 바르게 보이도록 미소를 지어야 해요. 시끄러운 잡담을 참아야 해요. 난 말해야 하고, 생각하는 걸 표현해야 해요. 미소까지 지으면서요. 그럴 때면 내가 꼭 가면을 쓴 것 같아요.
나는 방해받지 않고 사물을 관찰하는 게 좋아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좋아요. 난 침묵이 좋아요. 평화가 좋아요. 어른들과 있으면 어른들은 나한테 말을 많이 걸지 않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어서 편해요.
난 혼자인 아이예요. 그러니까 고독을 즐기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는 말이에요.
-12-13쪽 중에서-
그래서 내 생일이 다가오자, 엄마는 생일 파티를 열어야겠다고 했어요. 우리 반 아이들에게 돌릴 초대장을 직접 만들며 극성을 떨었어요.
우리 반은 남자애 일곱 명, 여자애 열한 명이에요. 나까지 합해 모두 열아홉 명이나 되는 애들이 쪼끄만 우리 집에 모인다는 건 말이 안 돼요!
“엄마! 난 우리 반 애들이랑 파티하고 싶지 않아요.”
“두고 봐. 너도 아주아주 좋아할 거야!”
아주아주 좋아할 거라고요? 난 이런 초대장을 돌리는 것 자체가 아주 맘에 안 들어요. 하지만 엄마를 속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교실에서 초대장을 받은 아이들은 하나같이 날 외계인을 보듯이 쳐다봤어요!
“너 봤니? 마리가 생일 파티를 한대!”
“그러게 말이야. 평소에 우리랑 말 한 마디도 안 하는 애가 우리를 초대한대!”
“진짜 이상해.”
“그래, 이상해!”
“참 웃기는 애야!”
“맞아…….”
“맞아…….” -16-1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