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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2844536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1-02-01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왕비는 말을 끊고 몸을 내밀었다. 말투가 조금 바뀌었다.
“투트라의 아들 라노페르여, 네 용기 덕분에 내 사랑하는 부모님의 무덤 안에서 모든 것이 잘 정리되었다. 너에게 보상을 하고 싶다. 말해 봐라. 네가 세상에서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달라고 부탁만 하면 된다.”
라노페르는 믿을 수가 없어서 휘둥그레 뜬 눈을 들었다. 뭐든지 달라고 할 수 있다고? 뭐든지? 황금 목장식들과 넓은 궁전들이 머릿속을 스친 다음 사라졌다. 라노페르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폐하.”
라노페르는 벌벌 떨며 말했다.
“당나귀 한 마리를 가질 수 있을까요?”
놀라서 왕비의 눈썹이 올라갔다.
“당나귀?”
왕비가 되풀이했다.
“네, 폐하. 당나귀가 있으면 늪에서 파피루스 줄기를 베어 당나귀에 싣고 가서 돛 가게에 가져갈 수 있고, 사막 가장자리에 작은 집을 짓고 살 수 있고, 그다음에 금세공사 자우의 제자가 될 수 있고, 그다음에 제가 금세공사 명인이 되어 부자가 되고 유명해져서 언젠가는 폐하를 위한 목걸이를 만들 것이고…….”
라노페르는 말을 끊었다. 당황해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방 안의 고상한 귀족들이 모두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뒤에 비웃는 웃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놀라움과 즐거움의 웃음이었다. 왕비는 전혀 웃지 않았다. 왕비의 길쭉한 눈은 눈물이 고인 것처럼 반짝였다. 왕비는 가까이 서 있던 품위 있는 노인을 손짓해 불렀다.
“메리아 경.”
왕비는 부드럽게 말했다.
“이 소년에게 이집트 전체에서 가장 좋은 당나귀를 주시오. 그리고 금세공사 자우에게 새 제자의 손으로 만든 첫 목걸이는 반드시 티이 왕비의 것이 되어야만 한다고 전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