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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2844673
· 쪽수 : 71쪽
· 출판일 : 2011-11-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뚱뚱해도 재미있는 애라면 사정은 좀 달랐겠지요. 하지만 운도 없지, 나는 유머가 없어요. 뚱뚱하고, 못생기고, 웃기지도 않아요. 내가 친구들을 웃길 때는, 일부러 웃기려고 한 게 아니에요. 내가 식당에서 두 식탁 사이를 지나다가 몸이 끼거나, 하마처럼 큰 엉덩이를 씰룩이면서 달리거나,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수영복이 툭 터져서 내 엉덩이가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에요!
수영장에서 있었던 일은 바보 같은 일이었어요! 나는 물속이라 내가 뚱뚱하다는 사실을 깜빡했어요. 다른 애들처럼 수영을 했지요. 불편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어요. 작은 마개처럼 가볍게 물에 동동 떴거든요. 수영장 끝에서 끝까지 헤엄치는 시합을 하는데, 어쩌면 내가 일등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육지가 아니니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다고 생각했지요.
나도 만날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니에요. 이따금 다른 애들도 내가 어떤 애인지 잊을 때가 있어요. 아니면 나한테 익숙해져 있거나요. 그래서 마음이 놓여요. 사실 모든 게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나쁘기만 한 게 아니란 생각도 들지요. 나도 다른 애들과 비슷하고, 그저 조금 통통할 뿐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해요. 수영복처럼 확 터져 버리는 순간이 꼭 있어요. 진실이 터져 나오고 내 큰 엉덩이밖에 안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
하지만 왜 나라고 하면 안 돼요? 그 무용수처럼 춤추면 안 돼요? 안 될 이유 전혀 없어요. 나도 당연히 권리가 있어요!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 권리, 그 무용수처럼 춤출 권리, 그 무용수만큼이나 행복한 기분을 느낄 권리가 있다고요!
자, 됐어요.
내가 생각한 대로 됐어요. 내 몸과 마음은 하나가 됐어요.
그리고 난 잠들었어요. 행복하고, 또 행복하게요. 계속해서 축제인 것처럼 둥둥거리는 내 심장소리를 들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