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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541380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5-10-01
책 소개
목차
오탁번
금빛 메주덩이 | 폐허는 아름답다 | 드나나나 | 맨발 | 세상에서 가장 큰 책
허형만
맨발 | 부레옥잠 | 다이아몬드꽃 | 쉐 인떼인 유적지에서 | 수상마을
이명수
밍글라바, 쉐다곤 | 행만리로(行萬里路) | 몽유와(夢遊臥) | 서천(西天) 꽃밭에 가다 | 밍군 아이들
최영규
너도 나비 | 꿈 | 초오유 | 심정 | 야크(Yak)
박분필
파웅도우 불상 | 만달레이 우베인 다리 | 인레호수 부레옥잠 | 밍군파고다의 소녀 | 인 떼인 유적지에서
김지헌
소녀 | 폭우 | 백두산 천지 | 노랑 만병초 | 맨드라미차를 마시며
이영식
탑 | 탑돌이 | 탑의 숲을 거닐다 | 부처와 놀다 | 석공
강영은
선셋 포인트 | 여행의 방식 | 기린 여인 | 안목에 대하여 | 동토고원
안차애
인레 호수의 금강마을 | 바간, 시간의 얼굴 | 황금색 | 사랑의 방식 | 오디션
박수현
흔들리는 기억 | 열반(涅槃) | 부겐베리아 | 입적(入寂) | 얼음 판화
한영숙
아, 쉐지곤 파고다에는 | 간다마빤으로 피어나다 | 복날, | 발 | 바닥론(論)
정재분
고수레 | 우화의 꿈 | 탁발 | 인레 호수 | 생리통
이서화
발바닥 경전(經典) | 기다릴게요 | 섞이는 저녁 | 이끼들의 정교함 | 시차 속에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인들의 말]
한국시인협회에서 만난 몇몇 시인들이 모여 2010년 ‘절기시회’를 만들었다. 벌써 5년이 됐다. 그동안 서해 이작도에도 다녀오고 남녘 제주도에도 다녀왔다. 2011년 여름에는 티베트에 갔다와서 『티베트의 초승달』이라는 기행시집을 내기도 했다.
지지난 해에는 중국 계림, 올여 름에는 동남아 미얀마에 다녀왔다.
국내건 해외건 여행을 할 때 붙박이 회원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절기시회’는 동인도 아니고 동인이 아닌 것도 아닌 야릇한 모임이어서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서 여행팀이 꾸려진다. 길 떠나는 시인들은 언제나 ‘절기시회’ 회원이다.
아무것도 아닌 풍경에도 감동하고 사소한 말에도 상처받는다. 낯선 사람과 풍경을 만나면 제멋에 겨워 멋대로 상상하고 곡해한다. 여기서 한 편의 시가 태어난다.
이번 기행시집 『밍글라바 미얀마』에는 미얀마 뿐만 아니라 히말라야 산맥도 백두산 천지도 들어있다. 시인이 걸어간 길의 풍경이 들쑥날쑥 과거와 현재를 뒤섞으면서 한 편의 시로 오롯이 피어나고 있다.
기울어진 불탑 위에는
나무와 풀이 멋대로 자라고
떨어져 내린 벽돌 위에서
삐쩍 마른 들개가 뒷다리를 든다
염불이고 잿밥이고
다 귀찮다 귀찮다 하며
귀 떨어지고 코 떨어진
부처님들이 손을 홰홰 내젓는다
아침 공양 점심공양 다 거르고
뉘엿뉘엿 해는 저무는데
탁발 나갈 낌새 영 없다
영겁의 낮잠을 잔다
허물어진 불탑 사이로
언뜻 비추는 노을빛 하늘
스마트폰 찰칵 소리에
부처님 잠꼬대하듯
툭 떨어지는 벽돌 하나
- 오탁번, 「폐허는 아름답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