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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다의 환상 : 하

흑과 다의 환상 : 하

온다 리쿠 (지은이), 권영주 (옮긴이)
반타
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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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다의 환상 : 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흑과 다의 환상 : 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4930839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5-09-04

책 소개

장르문학과 순문학 사이에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온다 리쿠의 초기 인기작 ‘리세 시리즈’가 반타에서 출간되었다. ‘리세 시리즈’는 ‘미즈노 리세’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리즈물로, 잔혹하고 화려한 고딕 미스터리의 세계를 섬세하게 구현해 ‘온다 리쿠 열풍’을 이끈 바 있다.

목차

3부 마키오
4부 세쓰코
역자 후기

저자소개

온다 리쿠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4년 미야기현 출생.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한 뒤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1년 《여섯 번째 사요코》로 제3회 일본판타지노벨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이듬해 데뷔, 2005년 《밤의 피크닉》으로 제2회 서점대상과 제26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06년 《유지니아》로 제5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7년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로 제20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이후 2017년에는 《꿀벌과 천둥》으로 제156회 나오키상과 제14회 서점대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화제가 되었다. 시간과 기억에 대한 탐구와 잊고 있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탁월하게 그려내어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불린다. 온다 리쿠가 창조한 초현실적인 세계관과 음울한 고딕 미스터리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리세 시리즈’는 ‘미즈노 리세’라는 인물이 공통적으로 등장하며 연결성을 갖는 작가의 최고 연작 중 하나로 평가된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묘한 전개, 위태롭고 비밀스러운 캐릭터,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학적 묘사로 한일 양국의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중 《황혼녘 백합의 뼈》는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를 잇는 ‘리세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백합 향이 가득한 서양식 저택에 머물게 된 고등학생 리세가 맞닥뜨리는 불길하고 으스스한 사건들을 담았다. 선과 악을 가늠하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경계하는 인물들의 심리적 긴장을 그려낸 끝에 놀라운 반전을 선사하는, 심리 미스터리의 완성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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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미야베 미유키의 《세상의 봄》 《벚꽃, 다시 벚꽃》,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온다 리쿠의 《유지니아》 《에피타프 도쿄》 《나와 춤을》 《달의 뒷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특히 《삼월은 붉은 구렁을》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제20회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빙과》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등 다수의 일본 문학은 물론, 《데이먼 러니언》 《어두운 거울 속에》 등 영미권 작품도 꾸준히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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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사람은 어째서 결혼을 하는가. 그건 모두가 하기 때문, 그리고 그 편이 사회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처자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근거 없는 신뢰를 얻는다. 독신자는 늘 주목을 받는다. 감시를 받는다고 해도 된다. 자식이 없는 부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처자식만 획득하고 나면 세상 사람들은 곧바로 관심을 잃는다. 연예인이라도 되지 않는 한, 가족만 있으면 타인의 간섭과 호기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제력이 없는 성격파탄자도 처자식을 갖는 일이 가능한데도.


이미 익숙해진 숲의 공기가 농밀하게 밀려들었다. 나무들의 끈끈한 숨결이 어둠 속에 뒤섞인다. 안도감과 성가신 듯한 기분이 동시에 솟았다. 숲은 과보호하는 어머니 같다. 숲속을 걷는 이의 귓가에 요염하게 속삭이며, 살갗에 들러붙고 머리털에 감겨들면서 온몸을 감싸안으려고 두 팔을 벌리고 기다린다. 그녀의 속삭임은 온몸의 모공과 점막을 통해 안으로 파고든다. 어디에 있어도 도망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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