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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4979067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5-09-0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미드나이트
2장 블랙로즈
3장 스캔들
4장 액시던트
5장 버드워처
6장 미싱
7장 일루전
8장 시크릿
9장 플레이하우스
10장 스트레인저
에필로그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그들은 무의식중에 이 동양인 아가씨가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존재라고 인정한 모양이다. 이 아름답고 우아한 인형이라면 방에 놓아두어도 상관없을 것이라고. 기득권으로서의 계급밖에는 가진 게 없는 자들만큼 따분한 생물은 이 세상에 따로 없다. 그들은 방문객 없는 박물관의 골동품. 아름답게 전시되는 일도 없고 팔아서 돈이 되는 일도 없이 그저 보관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리세 미즈노는 단지 우아한 인형만은 아니다. 그 침착하기 이를 데 없는 자연스러움이 아서의 마음속 어딘가에 잔물결을 일으켰다. 그녀의 잔잔한 미소 속 어딘가에 분명 불온함이 숨겨져 있는 것만 같았다.
세상 물정 모르는 부잣집 따님이나 수준 높은 가정교육에서 빚어지는 자연스러움이라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게 아니었다. 그녀는 마치 아름다운 검의 칼집 같다. 안에는 잘 벼려진 칼날이 들어 있다…….
하지만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았다. 그 끔찍한 물체의 기묘한 윤곽. 그곳에서 빚어지는 섬뜩한 중량감과 질감이 머릿속에 낙인되어 떨어지지 않는다.
인간이었던 것, 이전에는 살아서 움직였던 것. 그것이 단지 살덩어리가 되어 놓여 있었다. 누군가 올려놓은 것이다. 그것을 만지고 그것을 들어 올리고 그것을 옮기고 그것의 무게를 느꼈던 것이다.
그게 정상적인 감각의 소유자가 할 수 있는 짓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