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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3607000
· 출판일 : 2009-07-17
책 소개
목차
전5부 10권
1부 흔들리는 바람 1 . 2권
2부 평토제 3 . 4권
3부 아소, 님하 5 . 6권
4부 꽃심을 지닌 땅 7 . 8권
5부 거기서는 사람들이 9.10권
1부 흔들리는 바람 1권
1 청사 초롱 7
2 백초는 다심어도 대는 아니 심으리라 25
3 심정이 연두로 물들은들 49
4 사월령 79
5 암담한 일요일 115
6 홀로보는 푸른 등불 161
7 흔들리는 바람 197
8 바람닫이 247
1부 흔들리는 바람 2권
19 베틀가 7
10 무심한 어미, 이제야 두어 자 적는다 47
11 그물과 구름 63
12 망혼제 99
13 어둠의 사슬 155
14 나의 넋이 너에게 묻어 197
15 가슴에피 253
2부 흔들리는 바람 3권
1 암운 7
2 떠나는 사람들 39
3 젖은 옷소매 87
4 돌아오라, 혼백이여 109
5 아름드리 흰 뿌리 141
6 가도 가도 내 못 가는 길 173
7 부디 그 땅으로 209
8 거멍굴 근심바위 229
9 고리배미 263
2부 흔들리는 바람 4권
10 귀천 7
11 무엇을 버리고 37
12 그을음 불 꽃 57
13 서러운 소원은 83
14 별똥별 119
15 박모 151
16 변동천하 175
17 덜미 205
18 평토제 235
19 동계와 남평 271
3부 아소, 님하 5권
1 자시의 하늘 7
2 발소리만, 그저 다만 발소리만이라도 33
3 서탑거리 53
4 조그만 둥지 97
5 수상한 세월 115
6 덕석말이 135
7 달 봤다아 157
8 인연의 늪 183
9 액막이 연 217
10 아랫몰 부서망 235
11 나 죽거든 부디 투장하여 달라 269
12 아아, 무엇 하러 달은 저리 밝은가 291
3부 아소, 님하 6권
13 지정무문(至情無文) 7
14 매화 핀 언덕이면 더욱 좋으리 35
15 그날 59
16 시린 그림자 79
17 저 대나무 꽃 83
18 얼룩 113
19 그랬구나, 그래서였구나 133
20 남의 님 165
21 수모 187
22 안개보다 마음이 217
23 시앗 239
24 진맥 277
25 에미 애비 305
4부 꽃심을 지닌 땅 7권
1 검은 너울 7
2 죄 많으신 그대 37
3 발각 71
4 흉 99
5 어찌꼬잉 121
6 내 다시 오거든 141
7 푸른 발톱 155
8 납치 167
9 암눈비앗 187
10 이 피를 갚으리라 211
11 먼 데서 온 소식 247
12 허공의 절벽 269
13 추궁 285
14 지금이 바로 그 때여 301
4부 꽃심을 지닌 땅 8권
15 세상은 무너져도 좋아라 7
16 뜻이 가는 길 35
17 꽃심을 지닌 땅 67
18 이름이 바뀌어도 105
19 저항과 투항 147
20 그리운 옛 강토 177
21 내비두어 199
22 조짐 217
23 시궁이 비취로 245
24 매 안 놓치려고 꿩 잡아다 바치고는 259
25 윷점 265
26 졸곡(卒哭) 285
27 어느 봄날의 꽃놀이, 화전가 295
5부 거기서는 사람들이 9권
1 종이꽃 그늘 7
2 체리암(滯離巖) 31
3 어둠의 마지막 문 69
4 이 소식을 모르는 이 답답하여라 91
5 아름다운 사천왕 117
6 만다라 139
7 죄의 날개 169
8 마음자리, 꿈 191
9 안되야, 안되야요 209
10 여기에도 저 꽃이 피네 219
11 차라리 훨훨 257
12 괴로운 목숨 281
5부 거기서는 사람들이 10권
13 과연 나는 어디서 7
14 멍 63
15 유랑민 111
16 숨 137
17 하찮아서 장하다 163
18 나는, 모른다 181
19 슬픈 오유끼 209
20 모래반지 237
21 봉천의 봄 273
22 눈물의 비늘 29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
거기다가 대숲에서는 제법 바람 소리까지 일었다.
하기야 대숲에서 바람 소리가 일고 있는 것이 굳이 날씨 때문이랄 수는 없었다. 청명하고 볕발이 고른 날에도 대숲에서는 늘 그렇게 소소(蕭蕭)한 바람이 술렁이었다.
그것은 사르락 사르락 댓잎을 갈며 들릴 듯 말 듯 사운거리다가도, 솨아 한쪽으로 몰리면서 물 소리를 내기도 하고, 잔잔해졌는가 하면 푸른 잎의 날을 세워 우우우 누구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였다. - 1권, 7쪽 중에서
종가는 단순히 큰집이라는, 대대로 맏이의 집안이라는 의미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중의 기쁨은 그만큼 컸던 것이다.
제사 때에 첫번으로 신위(神位)에게 술을 드리는 초헌(初獻)은 말할 것도 없이 언제나 종손이 먼저 드린다.
제사에서의 위치도, 문중의 원로 어른인 문장(門長)은 좌중에 끼어서 있지만 종손은 맨 앞자리 한가운데 혼자 앉는다.
종회(宗會)도, 문중에서 항렬과 나이가 제일 위에 있는 문장의 집에서가 아니라, 종손의 집안 종가에서 열게 되며, 종중(宗中)의 모든 기록 문서는 반드시 종가에 보관하여 대대로 전하게 한다.
그뿐이 아니다.
종회에서의 자리도, 종손이 문장보다 상좌(上座)에 앉는 것이다.
비록 종손이 이제 이십도 채 못된 홍안의 소년이라 할지라도, 백발의 수염을 늘이운 문장보다 윗자리에 앉아야 하는 것이다.
“종손은 종중의 기둥일세. 우리들은 가지야. 종손은 대대손손 바른 핏줄을 보전하여 우리 가문을 이어가야 하느니.”
문장은 어린 종손에게 몇 번이고 이른다. - 1권, 89쪽 중에서
작년부터 시작한 일이 해가 바뀌어 순종 임금 융희 5년, 경술(庚戌), 서력으로 1910년 여름. 공사가 막바지를 향하여 치달을 때.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치듯 청천벽력, 천만 뜻밖에도, 팔월 스무아흐렛날,
“조선은 망하였다.”
했다. ‘한일합방’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미처 실감도 하기 전에 매안의 저수지가 완성되었다.
오랜 공사 끝에 숙원하던 저수지를 얻은 매안은, 통곡 소리 진동하는 대신, 거꾸로, 짙푸른 하늘 아래 부시도록 하이얀 열두 발 상모를 태극무늬 물결무늬 휘돌리며, 북 치고, 장구 치고, 꽹매기, 징소리 한바탕 흐드러지게 어울어, 하늘에 정성껏 고사 지내고, 넘치는 기쁨을 부둥켜 안았다. 그리고 울었다.
“사람들은 나라가 망했다, 망했다 하지만, 내가 망하지 않는 한 결코 나라는 망하지 않는 것이다. 가령 비유하자면 나라와 백성의 관계는 콩꼬투리와 콩알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비록 콩껍질이 말라서 비틀어져 시든다 해도, 그 속에 콩알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콩은 잠시 어둠 속에 떨어져 새 숨을 기르다가, 다시 싹터 무수한 열매를 조롱조롱 콩밭 가득 맺게 하나니.”
백성이 시퍼렇게 눈 뜨고 살아 있는데, 누가 감히 남의 나라를, 망하였다, 할 수 있단 말이냐. - 1권, 155쪽 중에서
감잎 같은 매끄럽고 도톰한 본견과, 풀 먹인 열한새 광목 하얀 호청이 서로 접히고 펼쳐지면서 와스락거린다.
사위가 고요하여, 물 밑바닥처럼 적막한 방안에 홀로 이불 펴는 소리만이 낙엽 소리처럼 부서진다.
뒤안의 감나무 가지에서 때를 맞추어 마른 잎사귀 갈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중 몇 잎은 떨어지는지 마당에 구르는 소리가 떼구르르 난다. 산이 가까운 탓인가. 떡갈나무 잎사귀들, 참나무, 상수리나무 잎사귀들이 서로 사그락거리는 소리도 바로 귀밑에서 들린다.
솨아아.
문득 효원의 귀에 친정 대실의 대바람 소리가 물결처럼 밀려온다.
성성한 대숲의 대이파리들이 날을 파랗게 세우며 바람을 일으킨다.
아아. - 1권, 166쪽 중에서
흡월정이란, 음력으로 초열흘부터 보름까지 닷새 동안 달이 만삭처럼 둥그렇게 부풀어오를 때, 갓 떠오르는 달을 맞바라보고 서서 숨을 크게 들이마셔, 우주의 음기(陰氣)를 생성해 주는 달의 기운을 몸 속으로 빨아들이는 일을 말했다. 그렇게 하면 여인의 몸에 달의 음기가 흡수되어 혈력이 차 오른다는 것이다. 저 무궁한 우주를 한 점 달에 응축시켜 몸 속으로 흡인하는 힘.
그 혈력으로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사람들은 믿었다. - 1권, 242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