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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여배우

스타와 여배우

김신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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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여배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스타와 여배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3883206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10-04-12

책 소개

김신형의 로맨스 소설. '천상천하유아독존, 하지만 연기력은 톱 레벨.'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한채희. '10대들의 완소 아이돌에서 전도유망한 연기자로 다시 태어났다!' 만능 엔터테이너, 이리진. 3달 동안 적과의 동거를 시작한 '음악예찬'의 두 MC, 불꽃 튀는 그들의 대결 속에 승자는 과연 누구?

목차

제1라운드! 원수를 외나무다리 위에서 만나다
제2라운드! 복수를 꿈꾸다
제3라운드! 연기, 그렇게 잘하면 한 번 알려줘봐요
제4라운드! 원수와 술 한 잔! 그리고…….
제5라운드! 왕자님, 한채희
제6라운드! 연기? 그래, 알려줄게. 배울 수 있으면 어디 배워봐!
제7라운드! 그녀에게 향하는 마음
제8라운드! 나쁘지 않은 제자
제9라운드! 리진, 마음을 빼앗고, 채희, 마음을 빼앗기다
제10라운드! 스캔들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제11라운드! 그의 전부, 혹은 그녀의 전부
제0라운드! 계약서는 공증을 받아주세요
작가 후기

저자소개

김신형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필명은 하현달. 현재 로망띠끄 시크릿가든과 럽펜에서 활동 중. 좋아하는 것은 낭만과 대나무, 그리고 죽순. 싫어하는 것은 싫은 것 모두. 외로움을 많이 타는 방랑아. 초승달이 뜨고 별이 쏟아지는 사막에 집을 지어 사막여우와 함께 사는 소박한 꿈을 매일매일 꾸고 있다. ▣ 출간작 바람의 용 청호(靑虎) 스타와 여배우 월광(月狂), 달에 미치다 흑호(黑虎) 류(流) 블랙 레이디(Black 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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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사람이 말을 했으면 좀 듣는 척이라도 하죠?”

“누구세요?”

또다. 리진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그녀의 팔을 잡고 있는 손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자 채희의 입에서 분노를 참는 한 마디가 튀어 나왔다.

“놔요.”

방송을 하면서 겪은 거지만 눈앞의 여자는 고통을 유난히도 잘 참았다. 등에 핀이 꽂혀 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카메라를 보고 웃었고, 지금 잡힌 팔목이 아플 텐데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오히려 리진을 압도하려 들었다.
누구도 타지 않은 문이 닫히고 빈 엘리베이터가 위로 올라가자 그제야 리진이 채희의 팔을 놓았다. 잠시 뻐근한 팔을 돌리며 리진을 쏘아보던 그녀가 다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앞으로 좋으나 싫으나 3개월간 같이 프로그램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이렇게 삐딱하게 나오실 겁니까?”

듣고 상큼하게 무시해주려 했지만, 리진의 태도가 기어이 채희의 모난 부분을 건드렸다.

“삐딱? 지금 나보고 삐딱이라고 했어요?”

정말 오랜만에 잊고 지냈던 자신의 파이터 본능을 일깨우는 남자였다.

“그러게 노래연습 좀 하시지. 그저 채희 씨 반응이 재미있어서 놀렸는데 이렇게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신문 1면에서 망신살 좀 뻗쳤다고 방청객들 앞에서 대놓고 망신을 준 이 남자가 정녕 대한민국에서 백만이 넘는 팬들을 몰고 다닌다는 아이돌이 맞단 말인가?

“남자가 겨우 그 일 가지고 꽁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오늘 내가 컨디션만 좋았어도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죠. 그쪽이 전공분야 시켰으니 나도 다음주에는 내 전공분야 시켜야 될까 봐요.”

채희가 막 열리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다시 리진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또다시 행동에 제약을 받자 이번에는 채희가 있는 힘을 다 해 그의 손을 뿌리쳤다.

“겨우 그 일? 당신은 최소한 내가 누군지 정도는 알고 그 입을 열었어야 했어. 내가 연기하는 거 본 적 있나? 당신 연기는 그렇게 대단해? 나를 까려면 내 연기부터 보고 까.”

“이리진! 그만 해! 채희 씨, 죄송합니다.”

로드 매니저인 영현이 급하게 채희를 다시 붙잡으려 하는 리진을 막아섰다. 영현을 사이에 두고 보이는 리진의 몸 구석구석에서 자존심과 오만함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채희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에게서 나오는 에너지의 냄새가 익숙했다.
오만함이라…….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던 채희가 이내 냄새의 정체를 파악하자 활짝 웃었다. 그 모습이 마치 순식간에 장미꽃이 눈앞에서 만개하는 모습과도 같아 리진의 시선이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연기하는 거 물론 본 적 있지요.”

이 남자 나이대의 자신에게서도 이런 냄새가 났을까?

“가수가 연기해봤자 다 거기서 거기 아니던가요? 그쪽 연기는 본 적 없지만 비슷한 부류가 하는 연기는 얼마든지 봤어요. 내가 비교 하나 해줄까요? 노래하는 사람들 립싱크하면서 입만 벙긋하고 라이브라면서 일반인보다 못한 음성으로 덜덜 떠는 거 그쪽에서도 까죠? 똑같아. 그쪽들이 멀티다 뭐다 하면서 넘어와서 발만 걸치고 하는 연기, 우리가 볼 때도 립싱크 같아.”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게 얼마나 비아냥거림을 듣고 뒷말이 무성한지는 직접 겪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리진에게 눈앞에서 대놓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면서 진짜 연기는 다들 하고 싶다고 하대? 그럼 노래 부르지 마요. 연기 이외에 나머지는 다 포기해. 미친 듯이 연기 하나에만 매달려도 내쳐지는 게 이 바닥이야. 난 그래서 당신 같은 사람들 곱게 안 보여. 신문에서 기자가 오버해서 쓴 건 분명히 있지만, 그건 내 신념이야. 앞으로도 차라리 신인 연기자랑 연기하면 했지, 문어발 걸치는 가수나 다른 애들하고 나한테 연기하라고 해봐. 그때마다 1면 장식하게 해줄 테니까.”

여자는 단순히 참을성이 강한 게 아니었다. 등에서 피가 나와도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잡힌 손이 아파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건 이 여자는 자신이 무대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란 걸 리진은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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