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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3883305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0-08-17
책 소개
목차
1권
Prologue
1. Accident
2. 균열 龜裂
3. 각인 刻印
4. 귀로 歸路
5. 첫 번째 해후
6. 파문 波紋
7. 교착 交錯
8. 엇갈림
9. 서글픔
10. 폭발 暴發
11. 천천히 마주보기
2권
12. 해빙 解氷
13. 파란 波瀾
14. 파국 破局
15. 통증 痛症
16. 두 번째 해후
17. 소망 所望
18. 진실 眞實
19. 평범한 행복
20. 살얼음 위의 행복
21. 평행선, 좁힐 수 없는 거리
22. 융화 融化
Epilogue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억지로 기억을 깨우려 할 필요는 없어. 생각나지 않는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
남자의 목소리가 마른 모래처럼 버석거려 심장이 쓰렸다. 그녀는 이 상황에서도 감정 없이 건조한 지석을 노려보았다.
“내가 굉장히 불행하게 살고 있었다는 뜻으로 들려요.”
“그럼.”
남자의 눈빛이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당장이라도 뚫고 들어올 것 같아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숨이 차올랐다. 기어이 견디다 못한 이연이 시선을 피했다. 그래서 지석의 입술 끝에 설핏 감돈 자조의 웃음을 보지 못했다.
“행복했던 것 같나?”
이연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말대로 무슨 충격을 받지 않고서야 미친 것처럼 우산도 없이 그 비를 맞으며 밤거리를 서성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불행하지는 않았어요. 확실해요.”
“언젠가 당신한테 물은 적이 있어요. 우린 어떤 관계냐고…….”
이연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지석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직도 이 생각에 집착하는 이연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난 당신 돈을 받았고, 당신은 날…….”
“아니. 그런 건 이제 의미 없어. 나와는 상관없다. 우리 관계?”
지석의 손끝이 천천히 이연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눈빛이 마주치자 깊이 그녀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시작은 욕망이었다고 인정하지.”
이연의 눈빛이 움찔거리다 한곳에 고정되었다.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던 지석의 손끝도 그대로 멈췄다. 시선이 흔들리고, 그와의 호흡이 엇갈려 섞였다. 시간이 멈춘 것일까. 찰나의 순간. 지석의 미간이 약간 일그러졌다. 후, 짧게 웃음 비슷한 숨결을 토해낸 그의 입술 끝이 살짝 말렸다.
“하지만 이제 상관없어. 내가 널 원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