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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3900651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15-07-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옷장 속의 아이
낯선 방문객
숨바꼭질
사고
안내자 진잔
중개소
새 친구
사라진 기억
위험한 계획
병원으로
재회
침입자
돌아온 프리지
내 친구, 루거
리뷰
책속에서
아만다가 실눈을 뜨고 다그쳤다.
소년이 한쪽 머리를 긁적이며 아만다를 바라보았다.
아만다는 눈을 더 가늘게 뜨고 가까이 다가가 소년을 들여다보았다. 눈을 너무 가늘게 떠서 그렇게 가까이 가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다.
소년도 아만다처럼 실눈을 뜨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둘은 코를 맞대고 서서 계속 서로를 노려보며 몸으로 밀었다. 그러다 아만다가 홱 하고 옆으로 비켜섰다. 그 바람에 남자아이는 그대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당했지!”
아만다는 배를 움켜잡고 숨이 넘어갈 듯이 웃었다.
“역시 난 똑똑해. 널 넘어뜨리다니. 아, 웃겨! 사탕 먹을래?”
그렇게 아만다는 루거를 처음 만났다. 반대로 루거가 아만다를 처음 만났다고 할 수도 있다. 누구의 시점에서 풀어 나가는지에 따 라 이야기가 달라질 테니 말이다.
아만다가 현관문을 쾅 닫는 소리에 옷장 속에 있던 루거는 잠이 깼다.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를 들으며 루거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일어서서 기다렸다.
그전에 어디에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잠에서 깨는 동시에 잊어버린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제 아만다를 찾았다. 배 속 깊은 곳에서부터 ‘정답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자신이 아만다의 짝인 것처럼. 적어도 아만다가 자신에게 최초의 친구가 되리라는 건 확실했다. 또한 유일한 친구이기도 했다. 그러니 분명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이 처음 만난 지 일주일이 됐을 때 아만다는 빈센트와 줄리아에게 자랑하려고 소년을 학교로 데려갔다. 친구들은 아만다가 좀 괴짜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예의 바르게 굴었다. 아만다가 ‘얘는 루거야.’라고 말하며 루거를 가리켰을 때 친구들은 허공을 쳐다보며 악수를 나눴다. 물론 허공이기에 실제로 손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아만다가 ‘거기가 아니고 여기야, 이 바보야.’라고 말하며 루거가 있는 곳을 가리키자 친구들은 웃으며 ‘미안.’ 하고는 다시 제대로 악수하려 했다. 그러다가 줄리아는 루거의 배를 쳤고 키가 큰 빈센트는 루거의 눈을 찌를 뻔했다.
루거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만다뿐이었다. 루거는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는 오직 아만다만의 친구였고, 루거는 그 사실이 기분 좋았다.
루거가 학교에 간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