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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잡지 > 대중문화/예술
· ISBN : 9788994027739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7-03-01
책 소개
목차
Front
003 강덕구
특집 1 : 카운터-픽션, 내게 (다시) 거짓말을 해봐
009 유운성 천일야화, 혹은 픽션 없는 세계에 저항하기 : 영화평론가 Y와 영상작가 P의 대화
017 이한범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파트타임스위트의 작업에 대하여
029 류한길, 이한범
픽션의 한계
039 김해주 다른 이름들
Interview
049 현소영 미학적 이미지와 정치적 이미지 사이의 사유에 대하여 : 조르주 디디-위베르만과의 대화
060 박진희 영화의 신체로 극을 만든다는 것: 만다 구니토시 & 만다 타마미 인터뷰
특집 2 : 아메리칸 언더커런츠
077 김보년 너무 많은 영화들 앞에서 시네필이 느끼는 당혹스러움과 고민
081 권세미 보더라인필름스 Borderline Films
083 백종관 앤드류 부잘스키 Andrew Bujalski
085 이후경 매튜 포터필드 Matthew Porterfield
087 정민구 알렉스 로스 페리 Alex Ross Perry
089 유운성 사프디 형제 Safdie Brothers
091 김보년 케네스 로너건 Kenneth Lonergan
093 강덕구 셰인 카루스 Shane Carruth
095 이후경 앤드류 도미닉 Andrew Dominik
097 김병규 저드 애퍼타우 Judd Apatow
099 김신재 빌 모리슨 Bill Morrison
101 김혜림 코고나다 kogonada
103 김송요 하버드 감각민속지학연구소 The Sensory Ethnography Lab
Review
107 김소희 기울어진 세계 : 라브 디아즈의 《슬픈 미스터리를 위한 자장가》와 《떠나간 여인》
114 강덕구 규칙의 세계 : 쉬하오펑의 《무사 : 4대 문파와의 혈투》와 《사부 : 영춘권 마스터》
저자소개
책속에서
"결국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스토리텔링, 새로운 내러티브는 광고를 닮은 영화산업의 모토는 될 수 있을지언정, 미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아무런 유효성도 지니지 못한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야기로 돌아갈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 귀환은 이야기를 색다른 방식으로 가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익숙하고 낡은 유한한 이야기들의 사막을 누비면서, 결코 공통의 장소에 놓일 수 없는 무한한 이야기들을 산출해 낼 픽션을 위해 그 유한한 이야기들을 활용하는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P씨는 제가 여전히 이야기에 집착하고 있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본 몇 편의 영화는 아직은 저의 믿음을 버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픽션은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야기를 통해서만 열리고, 그런 다음에라야 공통의 장소에 자리할 수 없는 무한한 이야기를 - 혹은, P씨의 말처럼 헤테로토피아를 - 부르는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유운성, "천일야화, 혹은 픽션 없는 세계에 저항하기: 영화평론가 Y와 영상작가 P의 대화", 《오큘로》 004호)
"예술적 실천이 도시의 문제를 다루는 근저에는 동시대 자본주의에 대판 비판의식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 비판의 역능에 있어 중요한 지점은 여러 힘이 길항하는 추상적 관계망으로 구성된 시스템의 내적 유동성에 어떻게 충격을 가하고 그 결과로 무엇을 상상하는지이다. 분명한 것은 예술적 실천은 자본주의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능 혹은 현실정치와 실물경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능력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보다는 시스템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변형시켜보는 모의실험에 가깝다. 이 일시적인 개입이라는 모의실험 모델은 자본화되고 물신화된 아방가르드 이후 이 시대에 요청되는 논리일지도 모른다.(…)다르게 말해보자면, 비판적 예술의 질적인 차원은 대상에의 거부라기보다는 가늠할 수 없는 실체를 최대한 더듬어보려 그것에 육박하는 시도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급진적인 형태의 비판적 예술의 한 면모는 아무것도 비판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술적 실천이 구체적인 대상에 다다르기 위해 가능한 세계를 참조해야 하는 필연성은 여기에 있다."
(이한범,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파트타임스위트의 작업에 대하여", 《오큘로》 004호)
"존재를 증명하는 온갖 문서들은 이름과 주소를 묻는다. 그럴수록, 그리고 이런 작업들을 대면할수록 픽션과 실제가 그리 명료하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름과 주소와 같은 증거 자료는 가상일 수도 있고 기억은 약간의 실제와 다수의 픽션으로 구성된 약물 같기도 하다. 실제는 픽션의 우위에 서지 않고, 픽션도 실제와 마찬가지로 세계를 이루는 일부라는 점에서는 하나의 사실이다. 센과 치히로는 하나의 신체이다. 정작 자신은 이름과 기억을 잃어버린 하쿠는 치히로에게만은 원래의 이름을 기억하라고 일러둔다.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는 한 치히로는 현실 그리고 다른 세계에 동시에 살게 되고 그것은 등이 서로 붙어 있는 하나의 세계이다. 그런데 기억할 이름이 단지 둘 뿐일까? 작가들의 작업은 실제와 픽션의 이분으로는 단정할 수 없는 수많은 겹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픽션을 덧입은 실제가 있는 한편, 실제에 개입하는 픽션이 있고, 사실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작품 창작의 형식적 과정을 거쳐 픽션의 결과에 다다르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 복잡한 교차의 과정을 보는 것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과 거짓의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이 직조된 세계를 제시하는 것이 개별 작업에서 가지는 의미와 기능을 읽어내는 일이 될 것이다."
(김해주, "다른 이름들", 《오큘로》 00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