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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4081137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1. 이혼남 꼬리표
2. 돌싱유치원
3. Change the life
4. 한 부모 콤플렉스
5. 재혼이라는 숙제
6. 두 번째 엄마
7. 어쨌든 친구란 좋은 것
8. 오더셀도 사회적 동물이다
9. 셀프 런치(self-lunch)
10. 질긴 인연
11.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
12. 이혼은 필수, 재혼은 선택
13. 소쿨(so cool) 버스
14. 사랑이라는 수수께끼
15. 행동하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16. 기회는 곧 찬스다
17. 이혼 男女 로미오와 줄리엣
18. 공개 프러포즈
19. 사랑이 지나가면 또 다른 사랑이 온다
20. 졸업식의 의미
21.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22. 그들만의 생존법
23. 작전 1-친엄마
24. 작전 2-아들
25. 작전 3-덫
26. 보호자가 필요한 세상
27. 고해성사
28. 이혼이라는 추억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영민의 오더셀이다. 나이 37세, 광고회사 차장인 김영민과 똑같되, 동시에 전혀 다른 인물이다. 이혼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더셀이나 오더셀라의 존재 자체를 모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혼과 더불어 반드시 나타난다. 이혼 당사자들은 우리를 불청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분 나쁜 표현이다. 우리를 청한 것이 자기 자신인 줄은 까마득히 모르는 무책임한 인간들 같으니라구…….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오더셀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세상에 내던져진 뒤 온갖 구박과 냉대를 받아야 한다. 당사자야말로 우리에겐 불청객인 셈이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이혼남 또는 꼬리표라는 품위 없는 이름을 붙이곤 하지만, 상관없다. 빈정거림이건 호기심이건 사람들의 표적은 어차피 당사자니까. ― <이혼남 꼬리표>
차는 강남 한복판으로 접어들었다. 도로가 부쩍 복잡해지는가 싶더니 연무 때문인지, 황사 때문인지 시야가 흐리다. 그러다 일순간에 눈앞이 노랗게 물들며 모든 것이 사라졌다. 빌딩도, 도로를 가득 메운 차도, 심지어 도로조차 보이지 않는다. 노란 연무가 무슨 결계라도 되는 양 순식간에 우리를 고립시켰다.
“0514 예약했습니다!”
경광봉을 든 남자가 아무 대꾸도 없이 주머니에서 PDA 같은 것을 꺼내 영민에게 내밀었다. 영민이 거기에 사인을 하자 거짓말처럼 결계가 풀리고, 차는 학교처럼 보이는 건물에 들어섰다.
‘이 놈,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지?’
― <돌싱유치원>
영민과의 싸움은 항상 이런 식이다. 싸움이랄 것도 없는 사소한 고집이나 말꼬리 잡기로 투닥거리다가 애들처럼 쓸데없는 이야기로 화해한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싸울 수 없는 것처럼 어딜 봐도 나랑 똑같은 사람이니 사소한 투닥거림도 곧 흐지부지 끝나고 만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며 객관화하기 위해 만난 사이인지도 모른다. 영민은 아내의 외도 때문에 이혼했다지만 그건 결과론적인 얘기일 뿐, 그 내막이야 누가 알겠는가. 나는 왠지 영민보다 영민의 전처 입장을 이해할 것 같은 심정이다.
― <Change the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