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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한국인물
· ISBN : 9788994136080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소녀 동이
인현 아기씨와의 만남
해금을 키는 소년
산이 부르고, 꽃이 불러서
다 떠나 버리면……
궁에서의 새로운 생활
인현왕후의 힘이 되어
왕자를 낳은 장옥정
해금, 그리고 마루
흘러내리는 눈물
인현왕후를 위한 연주
장희빈의 계략
궁에 남은 동이
달빛에 물든 밤
마루야, 미안해
광에 갇힌 동이
마루, 네가 날 구했어
동이 vs 장희빈
꿈에 그리던 만남
리뷰
책속에서
“유모가 매일같이 동이를 닦달하더니 동이 장래가 걱정되어 그랬던 거였구나.”
“워낙 철이 없어 아기씨께 누를 끼칠까 봐 그런 것입니다. 혹시 시집갔다가 소박이라도 맞으면 어쩌나 해서요.”
머쓱한 얼굴로 유모가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마. 우리 동이한테 그런 나쁜 일은 없을 테니까. 동이는 내가 잘 돌보다가 좋은 사람에게 시집보낼 거야.”
“어이고, 우리 아기씨는 마음씨가 어찌 이리도 고울꼬. 선녀가 내려온 모양이에요, 딱!”
인현은 유모의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눈길은 또 문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인현은 동이의 말이 떠올라 방긋 미소 지었습니다.
"아기씨, 산이 부르고 꽃이 부르는데 어떻게 집에 앉아 있을 수 있어요? 아기씨 귀에는 그 소리가 안 들려요?”
유난히 섬세한 마음씨를 가진 동이. 동이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끝까지 보살펴 주고 싶다는 다짐을 인현은 다시 한 번 했습니다. - '산이 부르고, 꽃이 불러서' 중에서
“그래, 중궁전 나인이 수라간에는 무슨 일이냐?”
동이가 허리를 깊숙이 숙여 깍듯이 절을 하며 말했습니다.
“예, 중전마마께서 드실 주전부리를 좀 만들까 해서 왔습니다.”
심사가 좋지 않은 듯 상궁의 눈 꼬리가 위로 올라갔습니다.
“중전마마께서 드실 모든 음식은 수라간에서 알아서 하니 너 따위가 나설 필요가 없다. 궁궐은 아무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음식을 드시고 탈이라도 나신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진단 말이냐?”
“하오나, 중전마마께선 제가 만들어 드리는 주전부리를 좋아하시는데요.”
동이는 허리를 깊이 숙이고 다시 한 번 말해 보았습니다.
“여긴 궁궐이다. 이곳은 궁 안의 모든 음식을 맡는 수라간이야. 감히 무수리 따위가 함부로 드나드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수라간 상궁은 동이를 매섭게 쏘아보며 말했습니다. 말투에 살얼음이 이는 것 같았습니다. 상궁의 기세에 너무 놀라서 동이의 가슴은 크게 뛰었습니다.
“전, 다만…….”
수라간 상궁은 엄하게 말을 이었습니다.
“중전마마께서도 이제 사가에서의 생활은 잊으셔야 한다. 언제까지 사가에서 하시던 대로 사실 수는 없다.”
“잘 알겠습니다, 마마님. 용서하세요. 제, 제가 궁중의 법도를 잘 몰라서요. 알려주시면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동이의 얼굴에 난감하고 서운한 빛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동이는 힘없이 수라간을 나와 중궁전으로 향했습니다. - '궁에서의 새로운 생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