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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태학
· ISBN : 9788994242736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0-07-1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04
01 출근길 생태학 1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
땅이 메마른 이유 -17
느릅나무와 팽나무를 만나 되살아난 추억 -22
소박한 손길을 느끼는 즐거움 -26
도시의 싱싱한 기운, 우리집 꽃밭 -30
잠시 마음이 돌처럼 무거워지는 거리 -33
곱게 단장한 초등학교 옹벽이 얼마나 갈까? -36
상수리나무 숲을 지날 때 -40
다시 상수리나무 숲을 들어 -48
메마른 땅에 물이 오래 머물도록 -53
초록 도토리를 줍는 여인네들 -59
행복한 숲길을 되돌아보며 -63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 읽기의 틀 -70
02 출근길 생태학 2
버스 타는 길
디자인 거리를 지나며 -77
녹지 지면을 도로보다 낮추면 -81
도시로 이사 온 시골뜨기 소나무 -86
도시의 소나무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90
소나무가 죽은 이유를 찾아야 하는 우리의 숙제 -93
거미줄과 주목 사이에 관련이 있을까? -96
어린 시절 말매미를 잡던 실력 -100
비만 오면 보도로 흘러내리는 흙 -103
바뀌고 덮인 교정의 물길 -106
비탈에 위태롭게 선 느티나무 -109
전통마을 공간과 닮은 꼴 서울대 캠퍼스 -112
일상에서 낯선 세계로 가는 생태학적 관찰 -120
03 지리산에 기댄 남원 마을숲
뒷산과 마을숲의 생태학
황산대첩의 전설을 품은 마을 -125
거미 형국 마을의 수구막이 숲 -128
버려진 우물, 말라버린 우물 -131
풍경 속에 담긴 지형학 -138
지형과 물길이 낳은 마을숲 -142
남겨진 비보숲과 사라진 조산 -149
왕손이 마을을 이룬 길지 -153
칡이 많아서 갈길, 왈길마을숲 -159
산줄기가 에워싼 자궁 같은 마을 -163
은밀한 뜻을 담은 마을숲 -167
맹금류가 쉬었다 가는 선돌 -172
수구막이 숲 덕에 전쟁도 피한 마을 -175
멀리서도 보이는 마을 뒷산의 숲띠 -179
평범하지만 친근한 우리네 뒷산 -183
시골 풍경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수리나무 -187
답사가 끝나고 -189
04 보전과 지속의 희망, 소수민족 마을
중국 윈난성 남부의 시솽반나와 위안양
여정의 시작, 시솽반나 다이족자치주 -194
차숲을 가꾸는 아이니 사람들 -198
전통방식을 고수한 차숲 풍경 -200
전통방식으로 호응을 얻은 ‘생태차원’ -204
차숲과 논의 생태적 흐름을 잇는 생물들 -209
네팔의 땔감 사정을 풀어줄 열쇠를 찾다. -213
위안양의 다랑논에서 바라본 일출과 일몰 -216
위안양 따위탕 마을의 풍경 읽기 -222
자연의 이치가 전달된 생태지식 -229
비탈의 오목한 곳은 논, 볼록한 곳은 숲 -234
수구를 가리던 숲띠의 흔적을 더듬는 시간 -242
여정을 마무리하며 -247
05 생태도시와 생태공동체 마을 탐방
호주의 크리스털워터스와 시드니
시드니 공항에서 본 녹지 바닥 -255
생태도시에 대한 관심이 이끌어낸 여행 -258
생태공동체 마을 크리스털워터스 -261
호주에서 퍼머컬처를 배우는 아이러니 -268
공동체는 집을 짓는 것과 닮았다 -274
코란코브리조트의 생태관광 -278
생태계 원리를 한껏 활용한 개인저택 -288
예술과 생태 사이의 균형 -292
블루마운틴 가는 길에 동물원에서 만난 코알라 -297
블루마운틴의 우뚝 솟은 바위에 담긴 자연과 문화 -300
호주에서 배운 도시 생태의 올바른 예 -303
참고문헌 -308
찾아보기 -310
저자소개
책속에서
실제로 도토리는 조선시대의 중요한 구황식물이었다. 그러기에 벼농사가 흉년이면 도토리는 그나마 풍년이 든다는 사실을 옛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봄에 비가 많이 오면 천수답에 의지하던 논농사는 대체로 풍작이었다. 그 대신에 그런 날씨에서는 참나무속 식물들의 수술 가루가 날리지 않으니 암술과 만나기 어렵고 도토리가 많이 열리지 않는다. 결실을 하자면 암수가 만나야 한다는 사실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깨우쳤던 생존의 과학이 아닌가?
조선의 수도인 한양은 화강암 덩어리로 이루어진 지반과 그 암석이 풍화되어 형성된 토양 위에 놓인 도읍이었다. … (중략) … 그런 곳에서 풍화된 토양 입자는 굵어 물이 쉽게 빠져나가는 사실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그런 까닭에 사대문 안의 한양에서는 비가 내려도 물이 청계천으로 아주 빠르게 빠져나가 땅에 남는 양이 적으며, 비가 그치고 해가 나면 땅은 금방 달구어진다. 그런 특성을 지닌 한양을 불기운이 강한 땅으로 본 것이다.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산줄기로 잘 에워싸여 있는 터에 잡은 도읍과 마을을 제일로 쳤다. 그런 터는 사실 땅이 튼실하게 이어져 있는 산줄기를 분수계로 삼는 유역을 말한다. 대표적인 보기가 조선의 수도 한성으로 그곳이 바로 청계천 유역이다. … (중략) … 지금의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가 들어서기 전에 이곳에는 자하동이라는 조선시대의 마을이 있었다. 자하동 또한 산줄기로 잘 에워싸여진 유역 안에 있었던 셈이다. 가만히 보면 물이 빠져나가는 수구는 좁은 편이고, 그 안의 공간은 제법 넓다. 이 특성은 이중환이 살만한 땅이라는 뜻으로 썼던 가거지(家居地)의 가장 핵심 조건이다. 그래서 나는 옛 주민들이 수도였던 한성(漢城)의 지형을 좇아 자하동에 터를 잡았을 것으로 짐작한다. 따지고 보면 서울대학교도 그 조건을 따라 이곳으로 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