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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수학 > 쉽게 배우는 수학
· ISBN : 9788994449838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17-03-31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서문
0을 찾아서
후기
주석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중세 후반에 유럽에 도입된 이 숫자 체계는 그때까지 쓰던 로마 숫자보다 월등히 우수했다. 또한 엄청나게 경제적으로 표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예를 들어 4의 경우 한 숫자로 그 자체를 전달하는 데 쓸 수도 있고, 제로가 따라올 경우 사십(40)이나 사백사(404)를 쓸 수도 있다. 아랍 또는 힌두 또는 힌두 아라비아 숫자 체계의 능력은 비할 데 없이 강력해서 수를 효율적이고 간단하게 나타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이전에는 쉽지 않았던 복잡한 산술적 계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그리고 제로는 아랍의 것일까, 인도의 것일까? 아니면 다른 곳에서 유래된 것일까? 나는 아직 그 무엇도 알 수 없었다.
“동양 철학에서 무한을 알고 싶다고 했소?”
나는 그렇다고, 제로와 무한이라는 개념이 둘 다 동양에서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마르크가 말을 이었다.
“알겠지만 부처님 본인도 수학자였지. 《방광대장엄경》 같은 초기 경전을 보면 부처님은 탁월한 산술 능력을 보였고, 숫자를 다루는 능력을 사용해 고파 공주의 관심을 얻을 수 있었다오. 아주 큰 숫자를 포함한 숫자와 무한의 한계가 그 경전에 이미 나와 있어요. 물론 힌두교에도 무한한 시간, 무한한 공간 등 무한이 많이 언급되지. 동시대 서양보다 인도 철학에는 훨씬 널리 퍼져 있었소. 서양에는 무한하게 존재하는 하느님이라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다소 모호한 관념이 있을 뿐이었지. 하지만 자이나교를 꼭 봐야 한다오. 역시 일찍이 시작된 종교이니까. 특히 자이나교도들은 아주 큰 숫자에 관심이 많았소.”
드디어 오래된 테이프 조각이 붉은 돌의 뒷면 바닥에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K-127”이라고 써 있었다.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것이 맞는가? 정말로 내가 K-127을 발견해 낸 것인가?
이 불그스름한 큰 돌의 앞면을 보자 그것이 맞았다. 나는 크메르 숫자 605를 알아볼 수 있었다. 제로는 처음으로 알려진 것처럼 점 모양이었다. 이것이 정말 그것인가? 나는 다시 보았다. 비문은 놀라울
정도로 선명했다. 나는 기쁨에 도취된 채 비문 옆에 서 있었다. 만지고 싶었지만 감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것은 1,300년에 걸친 풍상을 이겨 내고 여전히 글씨를 판독할 수 있을 만큼 선명하고 반들거리는 표면을 가진 굳건한 돌 조각이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워 보였다. 비문이 너무나 귀한 나머지 함부로 입김을 불 수도 없었다. 어쩌면 내가 비문을 건드리면 사라져 버릴지도 몰랐다.
나는 이 비문을 찾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이것은 수학 전체의 성배야. 그걸 내가 그것을 발견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