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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요리/살림 > 원예/조경/텃밭
· ISBN : 978899445224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3-11-25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글
책을 펴내며
보르님 정원의 어제와 오늘
정원의 탄생
정원의 주요 공간들
정원의 특징과 변천과정
정원의 재탄생
1. 초봄: 2월말에서 4월말까지
봄을 기다리며
부활절에 돋아난 첫 단풍잎
봄길에 시작된 꽃의 행렬
2. 봄: 4월말에서 6월초까지
봄 교향곡에 섞인 작은 북소리
구근들의 색의 잔치가 시작되다
선큰정원에 가득한 봄기운
모란, 슐레지엔에서 온 귀한 손님
볼프강이라 불린 금붕어
보르님 정원의 동물들
잘라줘야만 하는 것들
만병초 미인들
일찍 피는 장미나무들
꿈처럼 매일 변신하는 정원
색의 삼화음
이젠 여름이 와도 좋다
황제나팔꽃 작전
대형화분의 전통을 이어가다
3. 초여름: 6월초에서 6월말까지
장미는 언제 보아도 기쁘다
장미의 기사에 대하여
시심 가득한 신세대 장미 기사들
살비아의 전성시대
아버지의 비비추 사랑
4. 한여름: 6월말에서 8월말까지
언제나 환영, 정원 방문객들
한여름의 정원관리
8월은 선물이 가장 많은 달
노루오줌, 그늘에 가려진 보물
풀협죽도의 향기
파란 풀협죽도를 찾아서
연못, 늘 궁금한 곳
태양의 신부, 키가 너무 크지 않아야
5. 가을: 8월말에서 11월초까지
보르님 품종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다
두더지와 물밭쥐에 대해서
해마다 커지는 그늘
첫서리의 매력
새신랑 새색시 인사드립니다
가을정원의 프리마돈나들
가을의 마법
정원애호가들의 힘든 시간들
육종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6. 늦가을: 11월초에서 12월초까지
7. 겨울: 12월초에서 2월말까지
성탄절 장식 만들기
겨울잠
정원의 일곱 계절을 빛내주는 식물들
감사의 글
칼 푀르스터 연혁
책속에서
마리안네 푀르스터는 1931년 1월 1일 포츠담 보르님의 자택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밑에서 정원사 교육을 받고 몇 년 간 유럽을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혔다. 아버지 칼 푀르스터는 정원사가 갖추어야 할 소양과 교육 내용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5년간의 교육 후에 10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되 한 고장에 머물지 말고 방랑하며 견문과 학식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여러 유형의 자연 경관을 두루 접하고 연구해야 하며 각종 식물원과 재배원을 섭렵하여 폭넓은 실무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그 자신 역시 그렇게 살았었다.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은 후 그녀가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은 벨기에의 조경가 르네 페셰르의 설계사무실이었다. 르네 페셰르는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였다. 그때는 이미 동서가 갈라졌던 시기였으므로 공산주의 치하의 포츠담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 브뤼셀에서 눌러앉아 30년을 살았다. 물론 해마다 휴가 때 집을 다녀갔다. 일방통행이긴 했지만 동서독일은 왕래가 가능해서 서쪽에서 동쪽을 방문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녀는 통일이 된 후에야 완전히 귀향했다. 그리고 보르님 정원을 돌보며 제3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에 귀향한 후 백혈병을 얻어 2010년 3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마리안네 푀르스터는 하루도 정원을 떠나지 않았다. 독일연방문화재청에서 이미 그녀 생전에 그녀의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어 두었다. 후사가 없었으므로 그녀의 사후에 집과 정원을 돌보기 위해서였다. 현재 정원 관리는 포츠담 시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집은 ‘칼 푀르스터 박물관’으로 변모될 예정이어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결국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보르님 정원은 지금도 해가 떠서 질 때까지 누구나 찾아갈 수 있게 늘 문이 열려 있다. 처음 조성할 때부터 정원 문화를 접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마련한 것이었으므로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다만 푀르스터 가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의 손길이 사라졌음을 하루가 다르게 느끼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 정원은 살아있는 존재라서 사랑을 먹고 산다. 아무리 전문가들이 관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구석구석 사랑이 미치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정원 귀신들이 떠나간 자리가 느껴진다.
“어, 이 정원이 아직도 있네요!” 통일이 된 후 서쪽에서 온 손님들이 이렇게 놀라곤 했다.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정원 애호가들도 동서로 나뉘었으므로 서쪽에 살던 사람들은 포츠담 보르님에 있는 칼 푀르스터 정원을 오랫동안 볼 수 없었다.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원이 몇 년 된 것인가? 모든 것이 그 당시 그대로인가? 아버지가 육종한 식물들이 여전히 심겨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쓴다. 옛날의 흑백사진으로 역사를 설명하고 컬러사진을 새로 찍어 현황을 알리고자 한다. 또한 도면과 정원의 각 부분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중략… 이 책을 쓰면서 지금은 나의 정원이 된 아버지의 정원을 새삼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예전엔 당연하던 것들이 새삼스러워졌고 다른 사람들 눈엔 어떻게 비칠지 마음이 쓰이기도 한다. 물론 전보다 훨씬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되어서 함께 일하는 정원사들이 힘겨워 하기도 하지만 정원이 내 가슴속에 보다 더 깊숙이 자리 잡은 것 같다. 독자들이 나의 이런 마음을 같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최근에 이런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이제 이 정원은 그대 아버지 것이 아닙니다. 이제는 그대의 정원이지요. 사람들이 사랑하는 아름다움도, 부족한 점도 모두 책임질 분은 이제 당신입니다.” 내 생각은 이렇다. 아버지께서 아주 오래 전에 공간을 만드셨고 그 안에서 존재하고 있는 생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의 과제였다고.
보르님 정원은 정원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장이자 교육의 장소였으며 칼 푀르스터 자신에겐 연구의 장소이기도 했다. 여기서 ‘일곱 계절의 정원’이 처음으로 개발되었다. 숙근초뿐 아니라 벼과식물, 고사리, 상록관목들을 조합하여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늘 아름답고 변화하는 정원을 실험하였다. ‘항상 피어있는 정원’이란 모토 하에 계절별로 수많은 식물들을 조합하였으며, 특히 ‘겨울에도 아름다운 정원’이란 콘셉트가 여기서 탄생되었다. 또한 칼 푀르스터는 자신의 정원이 인근 주민들에게 편안한 가족 소풍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애썼다. “정원사란 직업이 가장 즐거운 이유 중의 하나는 식물과 정원에서 비롯된 기쁨이 사람을 만나는 기쁨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서로 대화 없이 무심코 지나치던 사람들이 정원을 매개로 서로 소통하게 되었다. 식물이 점점 더 성장하고 더 아름다워지는 것과 비례하여 사람들 역시 더 크고 아름답게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칼 푀르스터의 이런 생각은 오늘날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