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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정책/비평
· ISBN : 9788994452258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5-09-14
책 소개
목차
서문.부의 황혼 - 더 큰 행복에 대한 전망?
1장. 분수에 넘치게 사는 것이 인간의 당연한 권리일까
2장. 발전이라는 환상 - 약탈로 얻어진 부
3장. 자유라는 환상 - 새로운 의존관계
4장. 탈동조화는 신화 - 녹색 성장은 동화(童話)
5장.언제 충분하다 할 것인가 - 성장에 대한 압박과 성장을 부추기는 것들
6장.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 탈성장 경제 모델
결론. 우리는 아직 선택할 수 있다
주석
참고문헌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책속에서
이 책이 추구하는 바는 겸손하다. 부(富) 중심의 사회와 작별하는 것을 조금 쉽게 해 주기 위한 책이다. 만성 성장 중독 증세로 인해 이제 부를 좇는 사회의 모델은 구제불능의 상태에 이르렀다. 부에 대한 중독 증세가 상당히 심각해졌다는 증표가 도처에 드러나고 있음에도 우리는 오랫동안 이 사실을 외면해 왔다. 해결책이 거의 보이지 않는 엄청난 국가 부채 현황에 직면해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국가가 끊임없이 빚을 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부의 몇 퍼센트가 과연 가능했을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날로 고갈되어 가는 자원이다.
이 책의 목적은 성장과 지속가능성과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살피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세 가지 가설을 세우고 거기에 집중하고자 한다. 첫째, 성장 없이는 안정될 수 없는 우리의 경제 시스템은 광범위한 환경 파괴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다. 효율성의 증가와 인간의 창의력으로 인해 그동안 수많은 물질적 성과를 이룩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자기기만일 뿐이다. 이는 현대 삶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세 가지 유형의 ‘탈경계 현상’을 근거로 설명할 수 있다. 오늘날 소비 사회의 구성원들은 세 가지 관점에서 분수에 넘치게 살고 있다. 우선 자신의 능력 이상의 물건을 소유한다. 이 물건들은 현재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를 무시한다. 그 다음 자신의 신체적 능력의 한계를 초월하며, 마지막으로 각자 속한 공간과 지역에 존재하는 자원의 한계를 넘어선다. 둘째, 기술적 혁신을 통해서 경제 성장과 환경 파괴를 서로 분리하려는, 즉 경제는 성장시키고 환경 파괴는 감소시키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 확실하다. 오히려 환경을 더욱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탈성장 경제’라는 대안을 따른다면 어쩔 수 없이 산업 생산량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공급의 경제적 안정성을 촉진할 것이며,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행복감의 상승을 가져 올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자극이 넘쳐나는 소비 사회에서 스스로를 분산시키며 살고 있다. 소비 사회는 우리의 자원 중에서 가장 한정된 것, 즉 시간을 좀먹는다. 풍요의 짐을 벗어버린다면 우리는 오히려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며, 자아구현을 돈으로 사기 위해 쳇바퀴를 돌지 않아도 되므로 현기증도 없어질 것이다. 적은 것을 집중적으로 이용하고, 나날이 제공되는 각종 옵션들을 의연하게 무시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는 감소하고 행복감은 커질 것이다. 21세기를 책임 질 수 있는 사회 모델과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부의 절제밖에 없다. 부는 우리의 삶을 자유롭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를 상처받기 쉬운 존재로 만든다.
지금 소유하고 나중에 지불하기 원칙은 시간적 경계가 없어졌음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하기 위해 미래라는 여분에서 가불해서 쓴다. 말하자면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소득을 미리 취하는 것이다. 오늘날 만연해 있는 부채증후군은 욕망과 조급함의 척도일 뿐 아니라 조직적인 무책임함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을 떠맡아야 할 사람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 부채를 먼 미래로 연기하는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의 삶과 그들의 가능성을 잔인하게 제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