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알몸으로 내리는 비

알몸으로 내리는 비

오명현 (지은이)
움(도서출판)
10,0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9,000원 -10% 2,500원
500원
11,00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판매자 배송 3개 9,000원 >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알몸으로 내리는 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알몸으로 내리는 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4645506
· 쪽수 : 145쪽
· 출판일 : 2019-07-20

책 소개

오명현 시인은 일찍이 <자연과 시의 이웃들>에서 '금관시인'의 칭호를 얻은 검증된 시인이다. 그의 첫시집 <알몸으로 내리는 비>에 수록된 작품들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15 교외선郊外線
16 봄동
18 안개
19 벚꽃길
20 능소화
21 알몸으로 맞는 비
22 감잎, 벌레 먹다
23 은행을 털다
26 관음증觀淫症
27 달밤
28 초겨울
29 상강霜降
30 닦고 조이고 기름 치자
32 골목대장

제2부

35 호박
36 작은 천국
38 도화선導火線
39 늦꽃
40 배추 겉잎
42 결투決鬪
44 수렴청정垂簾淸淨
45 뒷길
46 이명耳鳴
48 K
50 벽제역
51 정발산공원
52 절물자연휴양림
54 맥문동麥門冬

제3부

57 부부夫婦
58 곰국
60 명포수名砲手
66 선비論
68 파옥破屋
70 시시포스
72 틀니
73 5천 원
74 팬티 한 장
75 순대
76 제비꽃
78 뒤집다
80 권력論
82 명장論
84 연애論
86 뒤집다 · 1
88 시인
90 신神

제4부

95 피
96 산책
98 보릿동
100 어떤 이사
102 물
103 늦은 귀가
104 더듬다
106 궁전모텔 훔쳐보기
108 구둣주걱
110 녹
111 잡雜
114 얼룩
116 목선
118 망월동

해설 | 임채우
123 작은 것은 크게, 큰 것은 작게

저자소개

오명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6 전남 나주 출생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금관시인 · 2013년 월간 《우리詩》 신인상
펼치기

책속에서

오명현은 일상에서 시거리를 취한다. 시인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가운데 시적 의미를 창출한다. 그의 시가 있는 자리는 그의 구체적인 삶이다. 그의 고향이 반도 남쪽의 한 작은 농촌이라는 사실과, 그가 고향에서 성장하여 지방 도시에서
학교에 다녔고, 현재는 수도권의 한 도시에서 도시형 전원주택에서 살고(최근 그는 서울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인접한 수도권의 한 도시로 매일 출퇴근하고, 돌아가시기 전 장모님을 모시고 부부가 함께 살고, 집 가까이 시집간 딸네 집이 있고, 두 외손녀의 양육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 등등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그의 시의 태반이다.그는 실제적인 사고의 소유자이다. 그는 여느 시인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일 수도 있는 숫자를 다루는 사람이
다. 아마 그의 머릿속에는 세금 관련 법규와 고객들이 의뢰하는 숫자가 항상 출렁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숫자는 현실이다. 숫자가 터무니없이 부풀려지거나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을 그는 용납하지 않는다. 언제나 합당한 수치만이 그에게 소중한 가치로 남는다. 그러기에 그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균형 감각이 뛰어나다. 세상사에 관여하면서도 깊이 개입하지 않는다. 말 한마디를 해도 재치로 좌중을 곧잘 웃음바다로 만들어 분위기를 가볍게 한다. 그의 시에는 이와 같은 그의 인생철학이 고스란히 나타나기 마련이다.

여름 뙤약볕을 피한답시고
잎새 무성한 나무 밑에 차를 함부로 세울 일이 아니다
해거름에 가 보면
차 지붕에는 희검거나 푸르뎅뎅한 새똥들로
얼룩이 질 때가 있다
새똥에서 나오는 강한 산성은 페인트를 녹이고
그 아래 철판에까지 녹이 슨다
영영 지울 수 없는 얼룩이 되는 것
많은 국방예산으로
얼룩무늬 전투복을 디지털 무늬 전투복으로 바꾼들
얼룩이 디지털로 위장됐을 뿐 사라진 건 아니다
얼룩말은 얼룩을 달아도 맵시가 뛰어나고
호랑나비의 얼룩은
아무나 표절하여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
월요일 점심때
새로 입고 나온 옷에 김칫국물 튀었다고 서운해 하
지 마시라
얼룩으로 인해 더 깨끗한 옷을 입을 수도 있다
얼룩빼기처럼
얼룩을 빼도 얼룩은 계속 남을 수도 있는 것
알고 보면 얼룩 아닌 것이 없다
나도 얼룩, 너도 얼룩, 우리는 모두 알록달록
아무리 때 빼고 광냈다고 으스대지 마시라
그대는 우주 속의 한 점, 여전히 얼룩이다

― 「얼룩」 전문

이 시는 차를 운전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음 직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나무 아래 주차해 놓았더니 나무에서 진이나 새똥이 떨어져 막 세차한 차가 엉망이 되었던 경험 말이다. 이 얼룩은 지우려 해도 잘 지워지지 않으며, 차의 강판을 부식시키기까지 한다. 또 새 옷을 입고 식당에서 음식을 먹다가 국물이 튀어 얼룩진 일도 있다. 화자는 살면서 우리가 흔히 겪는 일에서 그의 시적 사유를 전개하여, 인간이란 아무리 때 빼고 광냈다고 으스대도 결국 우주 속의 한 점 얼룩에 불과하다는 성찰에 이른다. 즉 일상에서 시거리를 발견하여 시인 나름의 의미를 추궁하고 있다. 시인들은 대부분 일상에서 시거리를 찾는다. 시인은 두 발로 대지를 굳건히 딛고 일상에서 시적 사유를 모색한다. 그 때문에 그의 시가 실제적인 삶의 토대 위에 구축되었다는 것이 하등의 문제될 것은 없다. 오히려 그의 시가 지극히 건강하다는 증좌로 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그의 시에서 주목하는 바는, 그의 시가 현실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그의 시에 나타난 유형화된 현실주의적 시각에 대해서 거론해 보자는 것이다.
그의 시는 왜 현실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존재하는가? 그의 직업에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면 성장기에 형성된 자의식의 문제인가. 그의 시의 패턴은 선경후정先景後情, 또는 선사후정先事後情과도 상통한 점이 있으나, 후정이 매우 인색하며, 마치 자연과학자의 사유 체계처럼 근거
를 초월한 확산적 사고를 금기시하는 경향이 짙다. 그의 시는 현실의 두꺼운 외피에 싸여 실로 단단하다. 여느 시인의 시에서 흔히 만나는 영혼이라든가 꿈, 이상, 순수, 절대 등등의 세계는 그의 시에서는 복무할 수 없다. 그리움, 슬픔, 고독, 절망 등의 시어도 감히 나설 수 없다. 그는 플라톤 추종자가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에 가깝다. 우리로 치자면, 조선의 성리학자가 아니라 구한말의 기철학과 유물론자에 가깝다. 그의 기피 목록에는 형이상학적 세계는 물론이고, 정념의 일단이 피력되더라고 아주 가난뱅이의 그것처럼 내핍이 요청된다.시인의 현실주의적 경향은 다분히 회의주의적懷疑主義的 시각과 상통한다. 회의주의자는 형이상학에 대해 불가지론의 입장에서 이를 정중히 거절하며, 자신의 확신만을 제일 근거로 삼는다. 위의 시에서 인간의 숱한 정의 가운데 화자가 택한 것은 ‘인간은 얼룩이다’는 철학적 단언이다. 그는 인간을 얼룩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 이상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초월적이거나 사회의 거대 담론에는 극구 몸을 사리는 시가 나타난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